[이성필기자] 골키퍼 차징으로 억울하게 실점한 불운을 빼면 묵직한 선방으로 실력 발휘를 한 김진현(27, 세레소 오사카)이었다.
김진현은 1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서 선발 골키퍼로 나서 든든하게 한국 골문을 지켰다. 후반 38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골 장면 때 명확한 파울을 심판이 인정하지 않아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좋은 경기력으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지난 10월 10일 파라과이전에 선발로 나섰던 김진현은 당시에도 안정적인 방어를 해낸 바 있다. 파라과이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한국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관전했던 9월 베네수엘라전에서 골킥 실수로 실점하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발 기용됐고 좋은 결과를 냈다. 그리고 중요한 일전이었던 이란 원정경기에서도 다시 골문을 맡아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확인했다.
김진현은 193㎝의 장신에 긴 팔을 이용해 까다로운 슛을 선방하는 것이 장점이다. 그동안은 주로 대표팀의 세 번째 골키퍼로 꼽혔다. 정성룡(수원 삼성), 김승규(울산 현대) 체제를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받곤 했다.
2012년 5월 스페인을 상대로 국가대표 데뷔했지만 그 다음 출전 경기였던 지난 9월 베네수엘라전을 치르기까지는 2년 4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20번이나 대표팀에 소집되고도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기 힘든 김진현이었다.
'제로베이스'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해온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에 김진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김진현은 감독의 기대대로 우월한 신장을 앞세워 슈 차례 선방을 했다.
전반 36분 레자 구차네자드의 강력한 슈팅을 막아내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구차네자드가 지체없이 슈팅하자 몸을 날리며 펀칭으로 막았다. 이어진 안드라닉 테이무리안의 슈팅도 각을 잘 잡고 자세를 갖춘 덕분에 슛이 빗나가 오른쪽 옆그물로 향하게 했다.후반 34분에도 데슈칸 데자가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 낮고 빠르게 왔지만 재빨리 몸을 숙여 선방했다.
김진현의 선방 장면을 살펴보면 안정되게 몸을 숙이고 볼을 감싸안거나 공중볼 처리가 어려울 경우 최대한 멀리 펀칭하는 등 영리한 플레이를 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수비진이 리바운드 볼을 자주 놓친 것이 아쉬웠지만 김진현의 골문 방어 자체는 안정감이 있었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 의해 한 골을 내주며 이란에 0-1로 패하긴 했지만 김진현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정성룡과 김승규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한껏 높였다. 김진현이 앞으로 할 일은 강등권에 있는 소속팀 세레소를 구하고 대표팀으로 당당히 돌아오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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