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박용택이 두 번째 FA 협상에 나선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그는 오는 20일 입국해 LG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계획이다.
4년 전에 이어 두 번째 FA 자격을 획득한 박용택이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타격 실력은 여전하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박용택은 대어급 타자로 분류되고 있다. 소속팀 LG는 박용택을 반드시 붙잡는다는 생각이다.
박용택도 2002년 데뷔 후 줄곧 뛰어온 LG를 떠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프로 세계의 계약은 돈으로 이루어진다. LG로부터 어떤 조건을 제시받는 지가 중요하다. 특히 박용택은 4년 전 LG와 수많은 옵션이 달린 FA 계약을 맺으며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돈만큼 중요한 것이 실력이다. 합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것 또한 프로의 생리다. 박용택은 4년 전과 비교해 실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올 시즌에는 진화한 모습까지 보였다. 최근 FA 시장의 규모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이번 박용택의 계약 규모는 4년 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박용택이 진화한 부분은 볼넷에 있다. 올 시즌 박용택은 데뷔 후 최다인 75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 볼넷 삼진 비율도 1.15로 전체 6위. 많은 볼넷을 바탕으로 4할3푼의 출루율을 기록한 박용택은 이 부문에서도 리그 6위에 올랐다.
볼넷은 팀에 여러가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단 안타 하나와 똑같이 1루를 밟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득점의 발판을 놓는다. 또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려 빠른 강판을 유도할 수 있다. 초구를 쳐서 만든 단타보다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이 오히려 가치 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안타보다 볼넷으로 타자를 출루시킨 것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코칭스태프 역시 마찬가지다.
박용택의 가치는 늘어난 볼넷에만 있지 않다. 올 시즌 박용택은 득점권 타율 역시 3할9푼8리로 리그 2위에 올랐다. 1위는 삼성의 나바로(0.407). 박용택은 2년 전 2012년에도 4할1푼6리의 득점권 타율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한때 별명이던 '찬물택'은 더 이상 박용택과 어울리지 않는다.
기본 기록 역시 출중했다.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3할4푼3리(9위) 9홈런 73타점 71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톱타자로 나서다가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에는 중심타선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느 타선에서도 제 몫을 해낸다는 것이 박용택의 또 다른 장점이다.
FA 시장에서 박용택의 주가가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타격 능력 때문이다. 박용택은 수비 포지션인 외야수로서의 매력은 크게 없다. 수비 범위가 넓긴 하지만 어깨가 약한 탓이다. 하지만 타격 능력이 수비에서의 아쉬움을 커버한다. 신생팀 KT 등 지명타자 요원이 필요한 팀에서는 박용택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이유다.
4년 전과 비교해 FA 시장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21명의 자격 취득자 중 19명이 FA 신청을 해 이번엔 사상 최대 규모 시장이 열리게 됐다. 4년 전 계약에 대한 아쉬움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박용택. "슬슬 협상 시작해야지"라는 그의 말에 여유가 묻어났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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