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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프로듀서…데뷔 15년 김범수의 '파격'(인터뷰)


21일 0시 8집 'HIM' 발표…다양한 장르 시도

[이미영기자] '발라드의 황제,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

가수 김범수를 대표하는 수식어들이다. 발라드로 대표되는 보컬리스트 김범수가 래퍼들과 콜라보를 하고, 싸이가 할 법한 유쾌한 댄스곡도 불렀다. 단순히 '외도'라고 치부하기엔, 더없이 진지했고 열정적이었다. '발라드 가수'라는 틀에 갇히기엔, 데뷔 15년차 김범수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김범수가 3년 만에 내놓은 8집 정규앨범 '힘(HIM)'은 우리가 몰랐던 또다른 김범수가 담겼다. 하고 싶었던 음악을 했고, 파격적인 시도도 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고 예상 하면서도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다.

김범수가 19일 서울 압구정동의 M아카데미에서 8집 정규앨범 '힘(HIM)' 발매 기념 인터뷰를 갖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새 앨범 'HIM'은 영어로 '그'라는 뜻의 'him'과 한글의 '힘'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그'는 김범수를 뜻한다.

김범수는 "지금까지 제 노래들이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서정적이고 애잔한 사랑, 이별 이야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그'에 대해 주목해달라. 제 이야기도 있고, 제 또래의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모든 이의 공감이 아니라 '김범수는 저럴 수 있겠다'고 생각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힘'은 힘내라라는 의미도 있다. 단어 자체의 따뜻함처럼,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김범수는 이번 앨범에 이전에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녹였다.

그 첫번째는 보컬리스트를 넘어 앨범 프로듀서로 전면에 나선 것. 모든 수록곡의 작사, 작곡 작업에 참여하며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음악적 색깔을 고스란히 담았다.

두번째는 정통 발라드를 넘어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한 색다른 장르의 곡들을 수록했다는 데 있다. 얼핏 김범수와 거리감이 느껴지는 힙합과 댄스곡도 있다. 지나와 긱스, 스윙스, 리디아백, 로꼬, 아이언, 산이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음악적 색깔을 보였다.

김범수는 "이전에 다이나믹듀오 등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하며 외도를 하며 한을 풀었다"고 웃으며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도 김범수의 변화, 흑인음악 도전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지해줬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왜 안정적이고 안전한 '발라드 가수'의 프리미엄을 버렸을까.

김범수는 "가수의 색깔을 굳이 나누자면 보컬리스트와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저는 보컬리스트로 구분한다. 제 역량을 높게 평가해주는 자체는 감사하지만, 한 번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제 멜로디, 제 노래를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발라드 음악에 특화된 가수지만, 그 이전에 김범수는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즐기는 가수였다. 발라드 가수로서 쌓였던 '한'을 이번에 제대로 풀었다.

그는 "데뷔 이전에 주력해서 고민했던 것이 흑인뮤직이었고, 매력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콘텐츠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깎이면서 발라드 가수 김범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가짜는 아니지만 제가 하고 싶었고 풀지 못 했던 장르를 했다. 파격적으로 갔다"고 했다.

많은 팬들이 김범수에게 바라는건 '발라드 하는 김범수'일 수 있다. 이같은 기대에 반하는 지금의 도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김범수는 "팬들이 섭섭할 수 있다. 발라드 하는 김범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김범수도 있다. 이번 8집 앨범의 행보가 제 음악 인생의 끝이 아니기 때문에 두렵지 않았다. 흥행이나 줄세우기가 안 되더라도 하고 싶은 의도가 실현됐고, 제 음악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 족적이 될 것 같다. 제 변화에 대한 이질감이 있겠지만 신선하고 진일보 했다는 평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올해로 가수 데뷔 15년차. 특화된 장르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가수로서의 욕심도 컸다. 당장의 성적과 평가에 급급하기보다 먼 미래를 내다봤다.

김범수는 "한국 대중음악이 보수적이라 성향을 바꾸는 데 관대하지 않다. 가수 입장에서는 변화하고 시도해야 한다. 보수적인 면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변화를 시도하는 게 옳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앨범을 '트렌드'에 주안점을 뒀다는 김범수는 "기성가수들이 새로운 행보에 둔감해지고 '기성가수화' 될 수 있다. 그것을 깨준 사람이 조용필 선배다. 지금 저같은 가수가 깨어야 하는게 숙제다. 현재가 원하는 음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증'보다는 새로운 도전에서 희열을 느낀다는 김범수. 새 앨범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걱정보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슈퍼스타K6'의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김범수는 자신의 앨범을 어떻게 심사할까.

"과정이 아름다웠어요. 결과를 떠나서 노력이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한편 김범수의 8집 앨범 'HIM'은 21일 0시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며 오프라인 앨범은 24일 발매된다. 김범수는 음원 공개에 앞서 20일 오후 엠넷에서 단독 컴백쇼 'HIM'을 통해 타이틀곡 '집밥' 무대를 최초로 공개하며,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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