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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치어리더 박기량①…"몸 버틸 때까지 뛴다"


방송 등 바쁜 스케줄로 한 달에 하루 쉴까말까…무릎, 어깨 등 고질병

[정명의기자] 어느새 프로 스포츠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돼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치어리더. 그들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가 바로 박기량(23)이다. 빼어난 외모에 절도있는 춤사위로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그녀는 한국을 대표하는 치어리더로 손꼽힌다.

야구 시즌이 끝난 현재, 박기량의 응원을 볼 수 있는 곳은 농구장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사직야구장이 아닌, 울산 모비스의 동천체육관과 구리 KDB생명의 구리시체육관이 박기량의 요즘 활동장소다. 4계절 쉴 틈이 없는 스케줄에 최근에는 방송출연, 광고촬영 등으로 더욱 바빠진 박기량. 지난 20일 구리시체육관에서 그녀를 만났다.

-치어리더 중에 가장 바쁜 것 같다.

"(웃으며) 그런가요? 다들 바쁘실거에요."

-쉴 틈이 없을 것 같은데 언제 쉬나.

"한 달에 한 번 쉴까말까예요. 새로 들어온 친구들도 있고 해서 할 일이 많아요. 연습도 더 해야 하고, 안무도 맞춰봐야 하고. 보통 오후 1시에 사무실에 출근해서 연습하고, 경기장으로 가서 경기가 끝난 뒤에 퇴근하면 10시가 넘죠."

-개인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개인시간이라고 할 것도 없어요. 그냥 퇴근하면 자기 바빠요. 쉬는 날에는 주로 강아지랑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작년 4월에 분양받은 포메라니안인데, 요즘엔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아침에 가족들 다 출근하고 나면 저랑 몽이(강아지 이름)만 남거든요."

-TV 예능 출연, 어땠나.

"재밌었어요. 다 재밌긴 했는데, 해피투게더가 특히 재밌었어요. 유재석 씨가 코 앞에 있는 것도 신기했고, 많은 분들이 잘 챙겨주셨어요. 그런 게 보이지 않았나요? 제가 너무 긴장을 해서…"

-격렬한 안무를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인데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잘하는 게 없어요. 재미도 없고, 말도 느릿느릿하고. 그래서 이거(춤)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췄죠."

-연예계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다고 들었는데.

"제가 자신이 없어요.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좋아하는 스포츠를 포기할 마음의 준비도 안돼 있고, 연기도 못해요. 얼마 전에 광고 촬영을 할 때도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다들 발연기라고 하시더라고요."

-연기는 배울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배워보고 싶긴 해요. 그런데 배우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지금은 같은 팀 동생이 하고 있는 뜨개질도 배우고 싶은데 시간이 안되네요. 그리고 나름대로 이 분야에서 최연소 팀장도 했고(박기량은 22살 때부터 현재까지 팀장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한 일이라 자부심이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지금은 '박기량네 팀이 제일 괜찮더라, 제일 예쁘더라, 제일 잘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혼자 많은 주목을 받아 동료들과 주변의 질투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우리 팀원들은 다 이해를 해줘요. 그런데 만약 제가 팀원들 입장이라도 싫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앞에서 티 안내고 잘 따라주니 고마울 뿐이죠."

-팀원들을 챙기는 리더십도 필요하겠다.

"성격이 좀 소심해서 화를 내야 할 때 못 내요. 혼내고 나서도 다독여줘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고. 그런 부분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어려워요. 여자들끼리 있는 이 곳이. (웃음) 매년 멤버도 바뀌니까요."

-여신이라는 별명은 너무 많고 진부하지 않나?

"음… 저는 좋은데요? 그만큼 다들 열심히 해서 얻은 별명이 아닐까요? 저는 이 쪽에서, 다른 분들은 그 분야에서 또 여신.(웃음)"

-치어리더,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한 번 '롯데가 우승할 때까지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내년에 은퇴하겠네'에서부터 '너 대대손손 치어리더 하겠다'는 반응까지 다양하더라고요. 오랫동안 하고 싶은데, 제가 지금 무릎 연골이 다 닳았어요. 발목이랑 어깨도 안 좋고. 선수들이 트레이너들한테 관리받는 것 같은 조치가 우리한테는 없으니까요. 모든 치어리더들 고질병일 거에요. 할머니 돼서 못 걸을까봐 걱정인데, 내 몸이 버티는 한 치어리더는 계속 하고 싶어요."

-야구에 대해서는 이제 잘 알 것 같다.

"처음엔 부산에 롯데 자이언츠가 있다는 것도 몰랐어요. 1년 동안은 룰도 모르고. 그런데 이제는 인필드플라이, 낫아웃이 뭔지도 알아요. 야구를 보면서 그냥 응원하는 팬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 실장님이 그러세요. 넌 예쁜 게 아니라 야구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니까 사람들이 널 좋아해주는 거라고."

-여자부 경기는 또 다른 매력이 있나?

"일단 경기 속도가 좀 달라요. 여자농구가 남자농구보다 좀 더 천천히 진행되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다 재밌어요. 여자선수들이 잘하면 진짜 멋있더라고요. 꾸밈없이 땀흘리면서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은 누구나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담당팀 응원을 한 마디씩 해달라.

"먼저 롯데는 이런저런 큰 일을 겪었는데, 다시 똘똘 뭉쳐서 예전의 근성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심이 우러나오네요. (웃음) KDB생명은 아직 한 번도 못 이겼어요. 오늘은 꼭 기분 좋게 이겨주세요. 모비스는 지금처럼만 부상없이 연승 깨지지 않게, 18연승 신기록을 달성해주셨으면 해요. 오늘 SK전이 고비에요."

*하지만 안타깝게 KDB생명은 인터뷰를 한 이날도 선두 우리은행에 아쉬운 패배를 당하며 개막 6연패에 빠졌고, 11연승을 달리던 모비스도 SK에 무릎을 꿇고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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