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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삼성화재 '들었다가 놨다가'


OK저축은행 시몬 상대 1라운드 판정패 설욕

[류한준기자] 삼성화재 레오(쿠바)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온 모양이다. 레오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코트에 나온 선수들 중 누구보다 더 힘을 냈다.

그는 이날 25점을 올리며 삼성화재가 세트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전위에서 오픈 공격을 할 때나 후위 공격을 시도할 때 OK저축은행 맞상대 시몬(쿠바)이 블로커로 참여했지만 레오는 주눅들지 않고 과감한 스파이크를 꽂아넣었다.

레오는 OK저축은행과 1라운드 맞대결이 있던 지난 10월 21일 자존심을 구겼다. 그는 당시 26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성공률 45.28%에 그쳤다. 반면 시몬은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는 등 펄펄 날며 OK저축은행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몬이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기 전 지난 두 시즌 동안 V리그 코트를 평정했던 레오는 그 날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스파이크를 때린 공은 꼬리가 길어 라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시몬을 의식해서인지 상대 블로커를 이용한 공격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심기일전하고 나선 레오는 20일 OK저축은행전에서는 1라운드 맞대결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시몬이 때린 공을 끝까지 쫓아가 몸을 날리며 디그를 시도했다.

특히 레오는 2세트에서 삼성화재가 OK저축은행에게 23-22로 근소하게 앞서 있는 가운데 시몬이 시도한 속공을 가로막았다. 세트 승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블로킹이었다.

레오는 블로킹에 성공한 뒤 벤치 쪽으로 내달렸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얼싸안으며 기쁨을 표시했다.

그런데 이날 레오는 신 감독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순간도 있었다. 삼성화재가 1세트 20-17로 앞서 있던 상황, 레오에게 완벽한 오픈 공격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가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며 레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런데 레오의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을까. 스파이크를 때린 공은 라인을 벗어나고 말았다.

OK저축은행은 이 때부터 추격을 시작했고 결국 22-22 동점까지 따라붙었다. 레오는 앞선 실수를 바로 만회했다. 22-23과 23-24로 상대에게 리드를 뺏겼을 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두 차례 후위공격을 모두 성공시켰다.

레오 덕분에 삼성화재는 듀스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결국 첫 세트를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레오는 1세트에서 10점을 올렸으나 공격성공률은 44.44%에 그쳤다. 그러나 그는 2, 3세트에서 공격성공률을 각각 57.14%와 62.50%까지 높였다. 세트가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좋아졌고, 그 덕분에 삼성화재는 비교적 무난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한편 시몬은 이날 26점과 공격성공률 61.90%를 기록했다. 개인 기록면에서는 레오를 앞섰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자랑이던 서브와 블로킹에서 위력을 발휘하 못했다. 시몬은 서브와 블로킹 모두 무득점에 머물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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