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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부재에 발목 잡힌 포항, '내년에는 다르리'


최종전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좌절, 공격력 강화 절실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두 시즌 연속 극과 극을 오가는 '반전 스토리'의 중심에 섰다.

포항은 지난해 울산 현대와 시즌 최종전에서 종료 직전 터진 김원일의 극적인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K리그 클래식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운영비가 줄어들어 외국인선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의 우승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여전히 열악한 재정 지원 상태로 올 시즌도 버텼지만 마지막 순간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상황을 맞으며 쓰라린 고통을 맛봤다. 11월 30일 수원 삼성과 시즌 최종전에서 1-2로 역전패하면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FC서울에 내줬다. 포항으로서는 비기기만 해도 리그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는데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을 당했고, 서울이 제주 유나이티드에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3, 4위 순위가 뒤집히고 말 것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핑계를 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라며 시즌 내내 지적된 외국인 공격수 부재, 이명주(알 아인) 이적 후 공격력 저하 등 객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모두 자신의 지도력 부재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책임을 뒤집어썼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팀 득점 순위는 전북 현대(61득점), 수원 삼성(52득점)에 이어 포항이 그 다음으로 많은 50득점을 했다. 하지만, K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대부분의 팀들은 지난해보다 득점력이 약화됐다. 포항도 지난해 63골을 넣으며 우승했지만 올해는 13골이나 덜 넣었다. 아무래도 확실한 공격수 부재의 영향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포항은 스플릿 라운드로 갈린 뒤 수원과의 최종전까지 5경기에서 3무2패로 부진했다. 무득점 경기가 두 차례나 됐다. 가장 중요한 시점에 킬러 부재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스플릿 이전 8경기에서도 포항은 2승2무4패에 그쳤다. 상위권 전북, 수원, 제주를 상대로 1무2패, 3득점 7실점으로 밀렸다.

황선홍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고육지책으로 수비 전형을 플랫4에서 플랫3로 바꿔 수비에 무게를 두며 공격을 시도하는 경기 운영을 했다. 하지만, 황 감독 표현대로 이는 결과적으로 독이 되고 말았다.

내년에는 더욱 고민이다.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줬던 풀백 신광훈, 박희철은 군 입대가 예정되어 있다. 그나마 한 번씩 골을 넣어줬던 강수일은 임대 기간이 끝나 원소속팀 제주 유나이티드로 돌아간다. 측면 자원들의 대거 이탈은 황 감독에게 또 다른 숙제를 안겼다.

부상자도 여전하다. 원톱 자원 배천석은 내년 중반에나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 몸이 아직까지도 완벽하지 않다. 경기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조찬호가 부상에서 나아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기댈 구석은 미리 확보해둔 외국인 공격수다. 이청용과 볼턴 원더러스에서 지난 시즌 같이 뛰었던 안드레 모리츠(뭄바이 시티)와 계약을 했다. 모리츠는 인도리그에서 푸네 시티전 해트트릭 이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현 상황이야 어찌됐든 어렵게 버텨온 포항에는 절실한 자원이다.

포항 관계자는 "ACL 출전이 좌절됐다고 모리츠가 오지 않는 일은 없다. 계약 상에도 그런 문구는 없다"라며 모리츠가 내년 팀에서 뛰는데 지장이 없음을 강조한 뒤 "다른 외국인 자원도 알아보고 있다"라며 올해와는 달라진 선수단 지원으로 내년 시즌 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축구는 계속되는 것이다. 포항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겠다"라며 새로운 시즌 재도약을 예고했다. 시즌 최종전에서의 아쉬운 기억을 접은 포항의 새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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