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은 한숨을 돌렸다. 지난 10일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개막 후 화제의 중심에 섰다. 1라운드에서 5승 1패의 성적으로 1위를 달렸다. 그런데 2라운드부터 주춤하더니 연패에 빠졌다.
주포 시몬(쿠바)이 1라운드 때처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부터다. 강점을 보였던 서브의 위력이 이전과 견줘 떨어졌다.
무릎이 아프다는 얘기도 나왔고 오른쪽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시몬의 최근 부진에 대해 "전체적인 몸상태가 떨어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시몬이 욕심도 많고 생각도 많다"며 "그래서 범실 숫자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시몬은 잠시 주춤했지만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다시 '월드 클래스'급 실력을 보였다. 그는 34점을 올렸고 서브에이스와 블로킹도 각각 4개, 2개씩 기록했다.
공격 유형도 다양했다. 후위 공격으로 11점, 오픈공격으로 7점을 뽑았다. 주 포지션인 센터 역할도 잘 해줬다. 12개의 속공을 시도해 10점을 이끌어냈다.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말끔히 털어내는 활약이었던 것이다. 김 감독은 어쩌면 올 시즌 내내 한 가지 과제를 안고 가야 할런지 모른다. 시몬에게 과부화가 걸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고 있는 김 감독과 팀에게 시몬은 꼭 필요한 존재다.
시몬은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서브는 상대팀과 경기 상황, 팀 분위기 등에 따라 강약을 조절한다"며 "몸상태 때문에 서브가 약해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는 의미다.
그런데 그는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던졌다. 시몬은 "잘 알고 오긴 했지만 정말 많은 공격을 시도한다"며 "지금까지 선수로 뛰는 동안 했던 공격보다 올 시즌 더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웃으며 한 말이지만 자신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상황을 표현한 듯하다.
시몬은 OK저축은행 합류 후 대한항공전까지 14경기 57세트에 나와 공격시도 706회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피아젠차(이탈리아)에서 뛸 때는 28경기 108세트에서 324차례 공격 시도를 했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분명하다. 피아젠차에서는 주 포지션인 센터로만 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OK저축은행에서는 그렇지 않다. 라이트가 주 포지션이고 여기에 전위에 자리할 때 센터 역할까지 해야 한다. 또한 높이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토스가 몰려 공격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시몬을 한 자리에 고정시키기도 애매하다. 팀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김 감독과 OK저축은행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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