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제주도 서귀포에 몰아친 한파는 축구대표팀을 고생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17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어김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공격과 수비로 나눠 전술 훈련에 집중했다. 최종 평가 무대가 될 21일 자체 연습경기에 대비하는 목적이 강했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선수 찾기가 더 큰 과제였다.
이날 대표팀 훈련은 쉽지 않았다. 당초 훈련은 오전 10시께 시민축구장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벽 내내 눈보라가 몰아치며 서귀포를 얼렸다. 오전에도 눈보라는 그치지 않았다. 기온도 영상 1도로 서귀포의 평년 기온을 한참 밑돌았다.
당연히 쌓인 눈은 그라운드를 덮었다. 고심끝에 대표팀은 긴급회의를 열고 오전 훈련을 취소하는 대신 오후에 공천포 전지훈련센터 체육관에서 실내 피지컬 훈련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눈이 녹지 않은데다 바람까지 세차 시민축구장에서 좀 더 동쪽에 있는 공천포 체육관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눈을 치울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자칫 얼어버린 그라운드 위에서 훈련을 할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부랴부랴 대표팀의 연락을 받은 서귀포 스포츠산업과 관계자들이 움직여 훈련 진행을 도왔다.
대표팀은 이번 서귀포 훈련에서 시민축구장, 공천포 센터, 강창학 경기장을 활용한다. 하지만 강창학 경기장은 바람이 거세고 눈도 많이 오는데다 산 중턱에 위치해 피지컬 훈련 등에는 부적합하다. 대표팀 관계자는 "강창학 경기장은 볼을 가만히 두고 있어도 저절로 굴러가는 곳이다"라며 훈련에 어려움이 있음을 전했다.
때문에 대표팀이나 프로팀이 주로 활용하는 시민운동장이 적격으로 꼽힌다. 숙소에서도 차량으로 5분 이내에 도착한다. 그런데 시민운동장마저 눈폭탄으로 활용이 어려워져 공천포로 대체됐다.
그러나 이날 훈련은 또 한 번 장소가 바뀌었다. 시민운동장 그라운드의 눈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저절로 녹았다. 거센 바람이 쌓인 눈을 날려보낸 것도 한 몫 했다. 서귀포 스포스산업과 관계자는 "대표팀을 위해 그라운드 상태를 몇 차례나 확인했다. 대표팀이 있는 기간 동안에는 비상근무 체제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한 국가대표가 국제대회에서 스타로 떠오르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날씨와 훈련장 문제로 다소 어수선하지만 선수들은 별로 동요하는 기색이 없었다. 한교원(전북 현대)은 "눈도 오고 춥지만 모두가 훈련에 긴장하고 있어서 (훈련장 변경에) 신경쓰지 않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춥다고하니 실내에서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훈련에 모든 정신을 쏟고 있어 장소는 상관없다"라고 웃었다. 박종우(광저우 에버그란데)는 "몸도 풀리는데 (추운 날씨 속 훈련을) 오래 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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