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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세심했던 슈틸리케의 평가전 연출


자선경기 의미 추가…직접 본 대학생 선수까지 선발

[이성필기자] 비공개 자체 평가전을 공개로 전환하고 자선경기 성격까지 추가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의 감독의 센스는 마지막까지 대단했다.

축구대표팀은 2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경기장에서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는 자체 평가전을 가졌다. 28명 중 경미한 부상으로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박종우(광저우 부리), 윤일록(FC서울)을 제외한 25명 모두 그라운드를 누볐다.

신태용 코치의 청룡, 박건하 코치의 백호팀으로 나눠 경쟁심을 유발했다. 호탕한 신태용, 진중한 박건하 두 코치의 성격까지 묻어 나오면서 경기 분위기는 뜨거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저 그럴 것 같았던 평가전을 불우이웃돕기 자선경기로 포장해 의미를 더했다. 국가대표 평가전이라는 상품성 뛰어난 도구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덕분에 서울에서 축구협회 경기국 직원 일부가 내려오고 이재철 홍보국 대리가 장내 아나운서로 나서는 등 실전처럼 치러졌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박정하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현을생 서귀포시 시장이 찾아 성금함에 금일봉을 전달하는 등 1천여명의 관중 모두 자선경기에 제각각의 금액을 내고 관전하는 등 축구를 통한 자선에 기여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다 눈이 내리는 등 최악의 날씨에서도 선수들은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2-0으로 백호팀이 앞서가던 경기가 후반에 청룡팀의 분전으로 2-2 무승부로 종료됐을 정도로 후끈했다.

깜짝 스타도 있었다. 청룡팀의 대학생 선수로 나선 공격수 정기운(광운대)이 연습생 자격으로 나서 골을 터뜨리고 크로스바를 맞히는 슈팅을 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기운은 후반 시작 후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를 대신해 투입됐다. 부진했던 청룡팀의 공격은 순식간에 살아났다. 186㎝의 신장에도 슈팅과 패스를 고루 갖추며 선배들의 수비에 흔들리지 않았고 후반 22분 임창우(대전 시티즌)의 칼날 패스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앞서 19분 백호 김은선(수원 삼성)의 자책골에서는 바로 뒤에 위치하는 적절한 위치 선정까지 보여줬다.

정기운 외에도 김민태(광운대)가 청룡, 최호주, 왕건명(이상 단국대)이 백호에서 뛰었다. 이들은 대학, 실업팀 등 연습경기 상대가 없어 자체 평가전으로 대신해야 했던 대표팀의 연습생 역할이었지만 제 몫을 충분히 했다. 골을 넣은 정기운의 경우 최근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수원FC에 번외지명으로 취업에도 성공했다.

평가전 하루 전인 20일 서귀포로 날아온 이들은 모두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찍은 이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21일 충남 천안 단국대에서 열린 단국대-광운대의 대학리그(U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을 관전했는데 당시의 활약을 바탕으로 네 명을 불러 모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자체 평가전에서 부족한 인원을 메우는 방법을 고심하다 U리그 결승전에서 뛰며 기억했던 양교 2명씩을 호출했다. 축구협회는 비행편과 유니폼 등을 모두 제공했다.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대표팀 숙소에서 함께 숙박하는 행운도 얻었다. 모두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잠든 이들은 경기 후 유니폼에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단의 사인을 받는 등 뜨거웠던 이날을 기억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제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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