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에게 피츠버그는 '무한경쟁의 장'

[정명의기자]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무한한 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강정호(27)의 포스팅에서 최고 응찰액 500만2천15달러를 적어낸 구단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인 것으로 밝혀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3일(한국시간) 피츠버그가 강정호와의 독접 교섭권을 따냈다고 발표했다.

의외의 결과다. 당초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포스팅에 참가할 후보 구단으로 꼽히지 못했다. 다른 구단들이 강정호에 관심을 보일 때 피츠버그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가장 많은 응찰액을 적어낸 구단은 피츠버그였다.

이번 발표가 의외로 평가되는 이유는 피츠버그에는 유격수 자원이 크게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빅리그 3년차 조디 머서(28)가 주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백업 요원 션 로드리게스(29)를 영입했다.

올 시즌 머서는 14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5리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에서 뛰었던 로드리게스는 96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1리 12홈런 4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타격의 정교함은 떨어지지만 한 방 능력이 있고, 수비력이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격수' 강정호는 머서, 로드리게스와 경쟁해야 한다. 현지 언론에서는 강정호가 머서의 백업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경우 로드리게스와 백업 자리를 놓고 다퉈야 할 판이다.

3루 또는 2루수로 포지션 전향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더욱 강력한 경쟁자를 넘어서야 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진다. 강정호가 2루보다 선호하는 3루에는 동갑내기 조시 해리슨(27)이, 2루에는 닐 워커(29)가 버티고 있다. 해리슨과 워커 모두 기량이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들이다.

해리슨은 올 시즌 143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13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도루까지 18개를 성공시킨 호타준족의 3루수다. 워커는 137경기에 출전,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6타점을 올리며 거포로 성장했다.

바꿔 말해 피츠버그에게는 강정호의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당장 강정호가 없어도 전력구성에 큰 차질이 생기지 않는 것. 이는 연봉협상 과정에서 강정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유격수가 필요한 구단이 아닌 피츠버그. 2루와 3루 역시 확고한 주전이 자리잡고 있다. 강정호가 연봉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입단을 확정짓는다 해도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이라는 또 다른 쉽지 않은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