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지난해 1월 전남 드래곤즈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단은 '울돌목'을 방문했다.
울돌목은 전라남도 해남군과 진도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1597년 9월 정유재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침몰시킨, 이른바 명량대첩이 일어난 장소다.
전남 선수단은 울돌목을 방문해 한 해 목표를 설정하고 의지와 포부를 다졌다. 명량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일본 수군을 무찌른 것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적과 같은 승리를 일궈내겠다는 다짐도 했다.
울돌목에서 받은 기운은 전남을 비상시켰다. 전남은 지난 시즌 초반 K리그 클래식 2위까지 올라서며 최고의 '다크호스' 팀으로 떠올랐다. 또 전북 현대, FC서울 등 강호들을 격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전남은 목표로 세웠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해 순항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전남은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를 만났고, 이 변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팀의 주축 선수 3명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내주며 전력 공백을 실감해야만 했다. 그 사이 순위는 조금씩 내려갔고,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오심 논란 등을 겪으며 결국 7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목표했던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후회 없는 시즌이었다. 전남의 저력을 선보였고, 언제든지 상위 스플릿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 시즌이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2015 시즌을 앞두고 전남 선수단은 다시 한 번 '울돌목'을 찾았다. 5일 신임 노상래 감독을 필두로 한 전남 선수단 전원이 울돌목을 방문했다. 올 시즌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최효진, 김민식, 오르시치 등도 울돌목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한 번 울돌목에서 이순신 장군의 기운을 받은 전남, 올 시즌 목표는 지난 시즌보다 상향 조정됐다. 지난 시즌 목표가 상위 스플릿 진출이었다면 올 시즌 목표는 3위 내 진입이다. 그래서 201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것이다.
박세연 전남 사장은 "올해에는 꼭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후 다음해에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릴 것이다. 나의 소원은 영문 유니폼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야 가능한 일이다. 내년에는 꼭 영문 유니폼을 만들고 싶다"며 3위 이상의 성적을 올해 목표로 정했다.
하석주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이어 받은 노상래 신임 감독 역시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이곳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올 시즌 책임감이 크다. 선수들과 함께 잘 헤쳐나갈 것이다. 목표했던 꿈 반드시 실현하도록 하겠다. 전남이 K리그 중심에 서겠다"며 열의에 찬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남 주장 완장을 찬 방대종은 "2년 연속 주장이다. 영광이다. 그리고 부담감과 책임감도 크다. 작년에 상위 스플릿에 가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더 열심히 해서 목표를 이루겠다. 희생하고 모범이 되는 주장, 선배와 후배들 사이에서 잘 소통하는 주장이 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출정식을 가진 전남 선수단은 오는 12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2월1일 복귀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해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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