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외형상 눈부신 라인업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 6명, 두자릿수 홈런타자는 5명이다. 그런데 팀 공격의 '최종 결과'인 득점은 고작 6위(108점)에 불과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2014년은 익히 알려졌듯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했다. 3할타자가 36명, 10홈런 이상 친 선수도 36명이었다. OPS 0.900 이상 22명, 0.800 이상은 36명에 달했다. 팀당 4명의 3할타자, 두자릿수 홈런, OPS 0.800 이상의 선수가 배출된 셈이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두산 타자들의 성적이 팀 단위로 계산할 경우 사실은 '리그 평균' 정도에 불과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OPS 0.800 이상 6명에 0.900 이상 3명, 1.000을 넘긴 선수도 2명(최형우·박석민)을 배출했다. '타격의 팀' 넥센은 OPS 순위 20위 안에 무려 5명을 배출했다. 20위에 턱걸이 한 이택근의 수치가 0.912다.
◆장타력 결핍 현상 극심
두산 타선에서 OPS 0.800 이상 올린 5명(홍성흔·칸투·민병헌·김현수·오재원) 가운데 최고 순위가 22위인 홍성흔(0.902)이다. 나머지는 23위(칸투·0.899)부터 31위(오재원·0.855)까지 혼재해 있다.
개개인을 살펴보면 부족할 것 없는 두산 타선이 팀단위로 계산할 때 하위권에 처진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장타력의 결핍 현상이다. 실제로 두산은 팀홈런 7위(108개), 장타율 7위(0.431), ISO(순장타율) 7위(0.138)로 주요 파워수치가 무척 처졌다. 두산보다 장타력이 떨어진 팀은 한화와 LG 뿐이다. 팀타율 3위(0.293)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5.37득점으로 6위에 그친 원인이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후반기 들어 공격력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전체 팀성적을 갉아먹었다. 3∼4월 팀득점 5위(118점)로 출발한 두산은 5월 1위(185점)로 올라서더니 6월과 7월에는 꼴찌(92·82점)로 급추락했다. 8월 4위(117점)로 반등했지만 9월 다시 최하위(35점)로 급락했고, 10월 이후 6위(58점)에 그쳤다.
결국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롤러코스터' 타격,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급격히 가라앉은 점, 후반기 반등에 실패한 점 등이 전체적인 팀 타격 지표의 악화를 가져왔고, 이는 최종 팀 순위(6위)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물론 시즌 내내 문제로 지적된 투수진도 FIP(수비 제외 피칭) 5.06(7위)으로 고개를 들지 못한 건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실패 반복 않을 것"
두산 타선의 후반기 추락에는 4번타자 호르헤 칸투의 부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반기 73경기서 타율 3할1푼5리 18홈런으로 60타점으로 펄펄 난 칸투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38경기서 타율 2할9푼3리 12타점에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4번 타순에서 '한 방'이 결여돼 있으니 주자가 나가도 대량득점이 어려웠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리그 전체의 후반기 타격성적이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칸투의 경우 낙폭이 무척 심했다.
지난해 추락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두산은 칸투와 일찌감치 결별하고 새로운 대체 외국인 선수 물색작업에 나섰다. 외야와 코너 내야수를 볼 수 있는 거포를 발굴해 계약이 근접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팀타선의 주축인 오재원, 김현수와 큰 진통없이 계약을 마쳤다. 4억원(2억3천만원 인상)을 받은 오재원, 7억5천만원(3억원 인상)에 계약한 김현수 모두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자연히 커리어 최고 성적을 올리겠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 있다.
두산은 이미 FA 대어 장원준 영입과 에이스 니퍼트 재계약으로 투수진을 단단히 다졌다. 지난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두산이 올해의 성공 조건을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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