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9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렉텡귤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5 호주 아시안컵 개막전 호주와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최고의 1분은 언제였을까.
호주의 간판 스트라이커 케이힐의 골과 케이힐의 트레이드마크인 권투 세리머니 역시 인상적인 장면이었지만, 이보다 더욱 강렬한 장면이 있었다. 이 경기 최고의 1분은 전반 29분에 나온 장면이다.
전반 8분 파드헬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은 쿠웨이트. 개막전 첫 골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호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쿠웨이트가 예상을 깨고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개막전에서 이변이 연출되는가 싶었다. A조 최약체로 꼽힌 쿠웨이트가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 호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쿠웨이트는 흥분했었나 보다. 쿠웨이트는 너무 앞서나갔다. 최고의 무기를 너무 일찍 써버렸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는 대부분 경기 후반이나 막판에 나오기 마련인데 쿠웨이트는 전반 29분 이 핵심 무기를 사용했다.
전반 29분, 쿠웨이트의 알하즈리는 호주 선수들과 큰 충돌도 없었는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리고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심각한 표정으로 누워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알하즈리는 아무렇지 않게 경기를 뛰었다.
쓰러진 장면은 연기였다. 분명 침대축구였다. AFC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침대축구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고 예고했지만, 먼저 골을 넣은 쿠웨이트는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쿠웨이트의 침대축구는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너무 일찍 카드를 꺼내보인 탓일까. 전반 33분 호주 케이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전반 45분 루옹고에 역전골을 얻어맞았다. 역전 리드를 잡은 호주는 달랐다. 더 거세게 밀어붙였고, 후반 17분 예디낙이 한 골을 추가했다. 1-3으로 끌려가면서 쿠웨이트의 침대축구가 사라지자 호주는 종료 직전 한 골을 더 넣으며 4-1 대승으로 개막전 승리를 가져갔다.
침대축구에 맞설 해결책은 단 하나, 골이라는 것을 호주가 보여줬다. 중동 축구라고 해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침대축구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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