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만약 지면 동부 좋은 일만 시켜주는 게 된다."
경기 전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원주 동부와의 경기 필승을 다짐하며 한 말이다.
SK와 동부의 17일 맞대결은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일전이었다. 선두 SK는 2위 울산 모비스에 1경기 차 앞서 있는 가운데 이날 패한다면 다시 공동 선두를 허용할 수도 있었다. 3위 동부에게는 지난 15일 모비스전 승리의 기세를 몰아 이날 SK까지 잡아내며 SK-모비스로 굳어진 양강 구도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동부는 2쿼터 한때 13점 차까지 앞서며 분위기를 타는가 싶었다. 하지만 SK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조금씩 점수 차를 좁히더니 승부처였던 4쿼터 막판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72-67로 승리,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이날 모비스도 안양 KGC를 완파하며 SK와 모비스의 승차는 1경기로 유지됐다.
문경은 감독이 동부와의 승부에 유독 전의를 불태운 것은 당연했다. 동부의 기까지 살려준다면 선두권 경쟁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 문 감독은 "한 팀하고 경쟁하는 것도 어려운데, 오늘 지면 동부만 좋은 일을 시키게 된다"며 "그래서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동부를 잡아놔야 다음주 목요일날 모비스전이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19일 KGC와의 경기를 마친 뒤 22일 모비스와 결전을 치른다. 5라운드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선두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최대 승부처라 할 수 있다. 유독 모비스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쳐온 SK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다행히 이날 승리로 SK는 동부와의 승차를 5경기까지 벌렸다. 동부와의 간격은 안정권이라 할 수 있다. 경기 후 김영만 동부 감독 역시 "2위가 문제가 아니다. 4위가 될 수도 있다"며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졌음을 인정했다.
문 감독은 "1쿼터 리바운드에서 엄청나게 밀리며 끌려가는 경기를 했는데 2~4쿼터에서 실점을 줄이며 안정을 찾았다"며 "동부를 이기면서 모비스와의 맞대결을 준비하는 과정을 좋은 분위기로 이끌 수 있게 돼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조이뉴스24 잠실실내체=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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