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슬로건은 'TIME for CHANGE'다.
변화할 때라는 의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은 변화 속에서 다시 한 번 아시아 최강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다. 한국 축구는 변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였다. 변화가 없다면 한국 축구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4개월 남짓,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슈틸리케호는 변화하는 모습, 긍정적이고 발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 들어서자 그 변화는 속도가 빨랐고, 변화의 내용은 많아졌고, 변화의 가치는 높아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 선발 원칙에 변화를 주며 이정협이라는 파격적인 발탁을 했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 선택은 분명 성공이었다. 그리고 무실점의 팀으로 대표팀을 변화시켰고, 경기력적인 면에서도 진화를 이끌어냈다. 태극전사들의 자세와 의지도 변화시켰다. 태극전사들에게 다시 투지와 투혼을 심어준 이가 바로 슈틸리케 감독이었다.
수많은 변화를 이끌어낸 슈틸리케 감독, 그 중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의미 깊은 변화가 있다. 바로 국민의 변화, 축구팬들의 변화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변화시켰다. 한국 축구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다시 한국 축구에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축구 대표팀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오기 전 한국 축구는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는 팬들이 많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참패, 이것으로 인해 국민들은 한국 축구에 등을 돌렸다. 한국 축구에 희망을 기대하기보다는 절망을 느껴야 했다.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국민들, 축구팬들의 인식은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화는 감지됐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변화시킬 줄은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빨리 변화시킨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만큼 슈틸리케 감독의 진정성이 한국 국민들의 마음에 빨리 흡수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진심을 국민들이 진정으로 느낀 것이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해낸 일이고 그의 지도를 받은 한국 축구 대표팀이 땀을 흘리며 만든 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당시 "축구팬들의 가슴에 와 닿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인한 국민들의 상처를 자신이 치료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이다. 이 약속은 지켜졌다. 슈틸리케 감독으로 인해 한국 국민들은 다시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 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리기 전 한국 갤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우승 예상을 한 국민들은 15%에 불과했다. 이는 사실상 우승은 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를 느끼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한 신뢰를 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짧은 시간에 상처를 치유하고 결실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슈틸리케호는 아시안컵 결승전에 올랐다. 27년 만이다. 한 경기만 더 승리한다면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예상도 변했다. 지금 국민들은 어떤 예상을 할 것인가. 분명 국민들의 인식과 믿음은 달라졌다.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우승을 확고히 믿고 있다. '15%의 기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은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2015 호주 아시안컵은 모든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힘, 축구팬들의 신뢰가 슈틸리케호의 우승을 이끌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축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는 감독도, 스타 선수도, 전술도 아니다. 바로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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