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차두리(35, FC서울)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완성하려 한다.
국가대표 차두리는 그동안 한국 축구 최고의 영광과 늘 함께 해왔다. 한국 축구 최대 영광이었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차두리는 주역이었다. 차두리는 "내가 출전한 월드컵에서는 한 번도 예선 탈락한 적이 없다"며 자긍심을 드러낸 바 있다.
차두리가 새로운 영광된 업적을 추가할 기회 앞에 서 있다. 아시안컵 우승이다. 한국은 1956년 홍콩 대회와 1960년 한국 대회에서 2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55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55년의 저주에 걸린 것이다. 이 저주를 차두리가 풀려고 한다. 그것도 자신의 국가대표 마지막 무대에서 한국 축구 55년의 한을 깨트리려 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개최국 호주와 2015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차두리는 수비뿐만 아니라 2개의 결정적인 도움을 올리는 등 수비와 공격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그리고 차두리에게 호주와의 결승전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무대다.
한국이 호주에 승리를 거둬,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한국은 55년 만에 아시안컵 패권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한국 축구의 최대 영광 속에 차두리는 다시 한 번 주역으로 포함되는 것이다.
그리고 차두리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월드컵 4강으로 시작해 아시안컵 우승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중간에 원정 월드컵 16강 신화도 포함돼 있다. 이는 이제껏 한국 축구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월드컵 4강과 원정 16강, 그리고 아시안컵 우승을 모두 거머쥔 '최초의 선수'가 바로 차두리가 된다.
이는 차두리의 아버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붐'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고, 2002년 4강 신화 주역이었던 황선홍, 홍명보, 그리고 원정 16강도 함께 한 안정환, 박지성, 이영표도 해내지 못했던 일이다. 차두리가 국가대표로서 한국 축구 역사에서 가장 화려했고, 가장 눈부신 업적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슈틸리케호 '캡틴' 기성용은 결승전 하루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차)두리 형은 2002 월드컵 4강, 2010 월드컵 16강 등 대표팀에서 기록한 것으로도 존중하고 대우 받아야 하는 선수다. 내일 경기가 두리 형 마지막 은퇴경기다. 은퇴 경기 기념으로 헹가래를 치고 싶다. 또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해주고 싶다"며 차두리의 영광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한다. 55년의 한을 푸는 것과 동시에 국가대표로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차두리에게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품게 해줘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기회는 없다. 차두리는 2002 월드컵 세대의 마지막 멤버이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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