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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체 전망' KIA, 독기·절박함으로 강해져라


사연 있는 선수들 즐비, 감춰진 전력 끌어올릴 여지는 충분

[정명의기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순위를 상위권으로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다. 지난해 8위에 그쳤던 전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 오히려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불안 요소들만 많아졌다.

하지만 어느 팀이나 그렇듯 KIA 역시 잠재력은 품고 있다. 잠자고 있는 전력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의외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 공은 둥글고 야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KIA에는 특히 독기와 절박함을 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한때 최고의 위치에 있었지만 내리막을 걷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각자 동기부여도 충분히 돼 있다.

최희섭(36)은 최근 몇 년 간 KIA 팬들 사이에서 '산악인'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유독 산을 좋아하는 그가 비시즌마다 산을 타며 훈련을 하지만 정작 시즌 개막 후에는 그라운드에 자주 나서지 못했기 때문. 2009년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뒤로는 매년 출전 경기 수가 줄어들고 있는 최희섭이다. 지난해는 아예 1,2군을 통틀어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 최희섭이지만 김기태 감독의 부임과 함께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졸라매고 있다. 지는 시즌 종료 후에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까지 참가하며 재기에 의욕을 드러냈다. 현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최희섭은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을 소화 중이다. 이대로 은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최희섭을 변화시켰다.

김진우(32)도 절박하긴 마찬가지. 2007년 임의탈퇴 파동을 겪은 뒤 2011년 어렵사리 그라운드로 돌아와 재기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시련을 경험했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3승4패 평균자책점 5.96의 쑥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을 위해 헌신했지만 아픈 몸을 어쩔 수는 없었다.

김진우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획득하는 것. 최근 팽창할 대로 팽창한 FA 시장을 생각할 때 올 시즌 좋은 성적만 거둔다면 대박계약이 가능하다. 체력테스트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하며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오히려 독한 마음을 품고 대만 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만들었다.

서재응(38)과 김병현(36), 두 베테랑 투수도 있다. 서재응은 지난해 국내 유턴 후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2008년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김병현도 4월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고향팀 KIA로 옮겨왔지만 3승6패 평균자책점 7.10의 성적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이름값에 한참 못 미친 성적표였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어느새 30대 후반의 나이가 됐다. 1군 무대에서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올 시즌 성적이 중요하다. KIA의 팀 사정상 두 선수가 맡아줘야 할 역할도 분명히 있다. 전성기 시절의 구위는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팀에 충분한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괌 재활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두 선수에게 올 시즌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신인 최고 계약금 10억원을 받고 KIA에 입단했던 한기주(28)도 잊혀진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할 때다. 거듭된 부상으로 지난 두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서재응, 김병현과 함께 괌 재활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기주는 현재 재활 페이스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든 그렇겠지만 KIA에는 유독 절박함으로 뭉쳐진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많다. 주전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이 많은 것도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힘. 독기와 절박함이 올 시즌 KIA를 강하게 만들 무기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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