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그동안 '자의 반 타의 반' 쇄국정책을 펼쳤던 포항 스틸러스는 2015 시즌을 앞두고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과 볼턴 원더러스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는 안드레 모리츠(29, 브라질), 그리고 라자르 베셀리노비치(28, 세르비아), 티아고 알베스(22, 브라질)를 수혈했다.
이들은 터키 안탈리아 인근 벨렉에서 진행 중인 포항의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해 시즌 대비에 열중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라는 기대감과 달리 경기력 향상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측면 공격수와 처진 공격수가 가능한 안드레는 지난 9일 디나모 민스크(벨라루스)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넣었고 지난달 30일 광저우 부리(중국)전에서는 박선주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지만, 확실하게 인상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연계플레이와 볼키핑력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포항 구단의 평가다.
역시 측면 공격수인 티아고는 10일 둔냐스카 스트레다(슬로바키아)전에 나섰지만, 황선홍 감독으로부터 많은 지시를 받았다. 아직 포항의 경기력을 정확하게 모르니 개인전술과 습관으로 움직이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안드레와 티아고는 순조롭게 포항에 녹아들고 있다. 포르투갈어 통역이 있는데다 같은 브라질 출신의 플라비오 피지컬 코치가 이들을 잘 어루만지고 있다.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 라자르다. 세르비아 출신의 라자르는 영어가 서툴다. 대충 알아듣기는 하지만 표현이 쉽지 않다. 연습경기에서 그는 상대 수비수가 먼 곳에서 볼을 소유하고 있자 황 감독의 생각과 달리 볼을 뺏으러 달려가는 등 체력을 소비했다.
이 장면을 본 황선홍 감독은 "저렇게 될 경우 다른 동료들도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그 체력만 아껴도 좀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데 자기 생각을 쉽게 말하지 못하니… 참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의기소침해진 라자르를 향해 황 감독은 직접 작전판을 들고 그에게 역할을 설명했다. 라자르는 영어 통역을 하는 포항 관계자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명쾌하게 알아듣지는 못한 표정을 지었다. 애써 밝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저녁 휴식 시간에도 라자르는 숙소 로비에 나와 있었다. 홀로 있는 라자르에게 기분이 어떠냐 물으니 "나쁘지 않다(Not Bad)"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그 외에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최대한 표정은 밝게 하려 애썼다.
포항은 세르비아어가 가능한 통역 요원을 찾고 있다. 하지만 워낙 특수한 언어인데다, 설사 가능한 통역을 찾는다고 해도 1년 내내 자기 일을 포기하고 축구단 일을 하면서 라자르의 통역을 해줘야 해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조이뉴스24 벨렉(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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