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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저래도 걱정은 많아, 황선홍 감독은 기다린다


포항 터키 벨렉 전훈, 황 감독 "기대 크겠지만 어려울 수 있어"

[이성필기자] 숙소 창문 밖에는 아름다운 지중해의 햇살과 파도가 만나 에메랄드빛 바다를 만들고 있었다. 반복되는 파도 소리는 마음의 여유를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황선홍(47)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눈에는 지중해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올 시즌을 잘 치를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2008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으며 K리그 사령탑에 입문한 후 한 해도 거르지 않은 고민이었다.

포항은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치렀다. 2013년에는 극적인 K리그 우승으로 '쇄국축구'가 의외의 성과를 냈지만 2014년 한계를 드러냈고 수원 삼성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1-2로 패하며 4위로 마감했다.

이로써 포항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그 때문에 포항은 수원 삼성, 전북 현대, FC서울 등 경쟁 구단들이 챔피언스리그 준비를 위해 해외 전지훈련을 일찍 마무리하고 국내로 서서히 복귀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인근 벨렉의 리우 카야 호텔에서 만난 황선홍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으면 일찌감치 국내로 복귀했을텐데 아쉽지 않느냐'는 기자의 다소 짓궂은 질문에 "뭐 올해는 쉬어간다고 생각해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웃었다.

지난달 21일 벨렉에 여장을 푼 포항은 오는 17일까지 전지훈련을 한다. 연습경기도 10경기나 치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팀들과 경기를 치르며 팀 조직력 끌어올리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지금까지 연습경기 성적은 2승 2무 3패다. 결과가 좋지는 않아도 과정을 잘 만들어 K리그 개막 후 포항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황 감독은 "밖에서는 분명 포항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류했으니 뭐라도 보여주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작용할텐데, 개막 후 한동안은 어렵게 갈 지도 모른다"라며 조심스럽게 시즌 전망을 했다.

황 감독의 신중함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주전 중앙 수비수 김광석은 부상으로 3월 말에나 출전할 수 있다. 전지훈련에도 빠졌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 조찬호, 고무열 등 측면 요원들도 몸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많이 뛰어야 20~40분 정도 소화가 가능하다.

일본에서 복귀한 최전방 공격수 박성호도 마찬가지다. 아직 몸이 무겁다. 외국인 선수 3인방도 팀에 녹아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골키퍼도 신화용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선수단 절반이 물갈이됐으니 새롭게 조직력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황 감독은 "방법은 하나다. 내가 열심히 해서 팀을 만든 뒤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다 내 책임일 뿐이다. 그래서 감독이라는 직업은 참 힘들고 어렵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침체해 있을 포항은 아니다. 일단 선발 출전 가능성이 큰 이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만들고 있다. 신화용 골키퍼를 출발점으로 박선주-김대호-김원일-박선용이 수비진을 구축하고 있다. 왼쪽 풀백 김대호가 한동안 김광석의 부상을 메워야 해 수비 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드필더에 손준호(문창진)-황지수(김태수)-김승대(안드레 모리츠), 공격진에 심동운(강상우)-라자르 베셀리노비치(박성호)-티아고 알베스(이광혁) 등 다양한 선수를 활용해보고 있다. 위치를 바꿔보게 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최대한 활용해 팀을 만드는데 애를 쓰고 있다.

황 감독은 "조금 더 다듬으며 바꿔나가보려고 한다. 분명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힘들겠지만, 선수들이 유럽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 분명 얻는 게 있다고 본다. 소득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라고 이번 전지훈련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벨렉(터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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