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입장권 현실화' 시동 수원, 성공적인 첫 발


관중 집중화로 우라와전 응원 열기 커져, 암표상은 울상

[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은 올 시즌 초대권 배포 등을 없애 무료 관중 0% 만들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티켓의 가치를 높여 축구 관람의 질적 향상을 이루겠다는 의도다. 또, 구단이 모기업 의존에서 탈피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도 있다. 프로축구단이 사회공헌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돈을 벌어 자생 가능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우라와 레즈(일본)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1차전은 이런 수원 구단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여건은 그리 좋지 않았다.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 바람도 강했고 이슬비까지 내렸다. 또, 평일 경기는 관중 그러모으기가 쉽지 않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상대팀의 수준에 따라 관중 몰입도도 달라진다. 그나마 이날 대진 카드가 한일 양국 '축구수도'를 자처하는 수원과 우라와의 대결이라는 점은 관심을 끌 만했다. 양팀의 자존심 대결에 열성적 팬들의 응원 열기가 더해진 특수성이 반영돼 나름대로 기대감이 있었다.

수원 프런트들은 입장권 예매 추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 올해 수원월드컵경기장 2층 관중석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 평일이라도 어느 정도 관중석을 채워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관중이 분산되지 않고 모인다면 충분히 응원 열기를 뿜어낼 수 있었다.

평소 무료 초대권을 확보해 입장권으로 팔던 암표상들도 이날은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암표상들은 울상을 지으며 연간회원권 구매자 중 전산 오류로 이날 티켓 수령을 하지 못한 일부 팬들에게 은밀히 접근해 거래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숙한 의식의 관중들이 암표상을 뿌리치면서 이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표를 구매해놓았는데 집에 놓고 왔다며 입장시켜주면 안되겠느냐고 사정하는 팬도 있었는데 통하지 않았다. 예매 사실만 확인되면 입장권 재발행이 가능하다. 인정에 호소하거나 꼼수는 더 이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수원의 한 프런트는 "부모님도 연간 회원권을 구매했다. 지인들의 입장 부탁 연락도 표를 구매하라는 말로 대답해줬다. 프런트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관중 윤기석(33) 씨는 "수원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 같다. 프로축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면 당연히 초대권 발행은 없어야 한다. 서서히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지는 것 같다"라고 달라진 축구장 문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수원은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집계한 경기당 평균 관중 유치에서 1만9천608명(총 37만2551명)을 기록했지만, 객단가는 3천262원으로 FC서울(6천332원), 전북 현대(4천78원), 인천 유나이티드(3천627원)에 밀렸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입장권과 관련한 속살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팠고 유료 관중 비율 100% 도전이라는 정책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는 수원은 충분히 가능성을 엿봤다. 이날 경기 관중은 1만3천806명으로 집계됐다. 2011, 2013년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홈 경기 최다 관중이었던 2011년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전 1만1천36명을 훌쩍 뛰어넘는 관중수였다. 우라와에서 3천명 이상의 원정 응원단이 올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지만 1천여 명밖에 안 온 것을 감안하면 이날 기록한 많은 관중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분위기도 달랐다. 관중석이 촘촘히 채워지니 응원 열기가 상당했다. 특히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는 1층에 모여 상당한 열기를 뿜어냈다. 2층은 구단을 상징하는 엠블럼과 역사 등을 새겨넣은 현수막으로 덮었다. 1층 집중화로 응원의 결집력이 높아지니 원정팀을 압박하기에도 그만이었다.

다음 달 K리그가 개막하면 그렇지 않아도 원정팀의 무덤인 수원의 홈관중 열기는 더욱 끓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매진사례'가 내걸리는 모습이 기대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입장권 현실화' 시동 수원, 성공적인 첫 발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