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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슈스케2' 동기들 안 부럽다…소소한 일상 행복"(인터뷰)


정규2집 '청춘거지', '삼포세대' 청춘들에 띄우는 위로

[이미영기자] 2015년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춘은 고달프다. 언제부턴가 이 땅의 청춘들에게 열정, 도전, 패기 등은 사치스러운 단어가 됐고,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조언은 그다지 위로가 되지 못한다. 연애와 결혼, 출산 세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더 와 닿는다.

가수 김지수가 정규 2집 파트1 '청춘거지'를 들고 컴백했다. 스물여섯 김지수는 '청춘거지'에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앨범에 풀어냈다. 행복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살아가는 청춘들에, 불확실한 미래로 방황하고 있는 청춘들에, 김지수의 진심어린 위로가 담겨있다. 청춘들의 팍팍한 오늘을 이야기하는 그의 노래는 따끔따금 아프지만, 그래도 지쳐있는 이들을 어루만지기에 충분하다.

2010년 '슈퍼스타K'로 주목 받으며 데뷔했지만, 김지수의 삶은 여느 또래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가수라는 꿈을 이뤘지만,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서울 망원동의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고, 얼마 전부터 형이 무일푼으로 얹혀지내고 있다. 십 년도 훨씬 넘은 오래된 연식의 자동차를 끌고 있고, 생라면과 소주 한 병으로 일상의 고단함을 달랜다. 그는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냥 저냥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고 웃었다.

"몇 달 동안 돈이 없어서 힘들었죠. 아무 것도 없을 때 기타줄을 튕기며 나온 노래들이예요. 사랑 노래, 진지한 노래를 많이 써왔는데 '내 마음이 이런데 어떻게 그런 노래를 할까' 싶었죠. 가난하게 살고 있는 청춘들을 위트있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자취 8년생의 노래'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서울살이와, 타향살이 중인 자취생들의 마음을 대변한 곡. '엄마 이번 명절에는 용돈 한 푼 쥐어드리고파요. 허나 난 반지하 인생일 뿐인걸요'라는 가사가 웃프다. 수록곡 '청춘거지'는 비둘기를 멍하니 바라보다 문득 그 날갯짓과 일상에서 부러움을 느끼고 만든 곡. '비둘기들아 부러워 죽겠다. 길에 널린게 밥이니. 먹고 사는게 벅찬 우리'라는 가사가 눈길을 끈다.

노래를 통해 청년들의 가난만을 이야기한 건 아니다. 김지수는 "'청춘거지'라는 단어는 진짜 거지가 아니라 마음이 자유롭고 행복한 거지를 말한다. 가난해도 굴하지 않고 간지나게, 어려운 걸 부닥치면서 멋지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너무 평온한 일상보다 이러한 날들이 좋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나중에 늙어서 어떻게 할거냐'고 걱정을 해요. 차나 집이 좋으면 물론 좋겠죠. 마음가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처음엔 제 오래된 연식의 차가 창피하기도 했는데, '있는게 어디야'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괜찮아졌어요. 돈이 많지 않아도, 친구들과 술 사먹을 돈만 있어도 행복을 느껴요."

5년 가까이 흘렀건만, 많은 이들이 지금도 '슈퍼스타K2'에서 노래하던 김지수를 기억한다. '슈퍼스타K2'는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수많은 스타를 만들었던 황금기였다. 명절 때마다 고향에 내려가면 친척들은 '누구는 텔레비전에 나오는데' '강승윤은 대상을 탔다'며 비교한다고. 잘 나가는 '슈퍼스타K2' 동기들이 부럽지는 않을까.

"옛날에는 저도 그 친구들이 부러웠어요. 돈 많고, 걱정 없이 술값 계산하고, 기름값도 아무렇지 않게 내고, 고가의 신발도 사고, 생일이라고 옷도 사주니까. 그런데 이제는 소소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저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돈이 많으면 그런대로 또 행복을 느꼈겠지만, 사소한 일상에서 큰 의미를 찾아내고 있어요."

"다들 너무 잘 되고 있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는 신년회에서 만나 같이 즐거운 시간도 보냈죠. 다만 비교를 하는 시선은 싫어요. 저는 소극장 클럽 돌아다니면서 통기타 치는데 댄스가수나 대중적인 발라드를 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숨이 막혀요. 저는 제 나름대로 열심히,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있어요."

누군가의 비교 잣대에 자꾸만 작아지는 나를 발견한다면, 김지수의 '행복론'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인생은 복잡하지 않다. 행복한 청춘은 인생을 쉽게 생각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쉽게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김지수의 음악이 그저 넋두리만 늘어놓는 청춘가가 아니라, 위로할 수 있는 힘이 담긴 이유다.

'청춘' 김지수는 자신의 영역에서 부지런히 노래하고 관객들을 만날 계획이다. 3월 8일 홍대 소극장 벨로주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어느날 새벽 홍대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는 김지수의 노래를 듣게 될 지도 모르겠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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