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촉망받던 내야 유망주에서 이제는 외야의 미래로 커가고 있다. LG 트윈스의 '젊은 피' 문선재(25) 얘기다.
문선재는 광주 동성고 재학 시절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LG 입단 후 2011년 서둘러 상무에 입대한 것도 빨리 병역의무를 마친 뒤 팀의 주축으로 성장해 주길 바라던 구단 차원의 선택이었다.
문선재의 가치는 곧 드러났다. 제대 후 팀에 복귀한 2013년, 문선재는 공수주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내며 타율 2할6푼7리 4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LG도 문선재 등 신진 세력과 베테랑의 조화 속에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이윽고 문선재에게는 시련의 시간이 닥쳤다. 지난해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주로 2군에 머물게 된 것. 지난해 문선재는 1군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5푼(20타수 3안타) 4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문선재에게 지난해는 아쉬움 그 자체였다.
지난해부터 외야 전향을 시도했던 문선재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외야를 지킬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열리는 연습경기에서는 주로 좌익수로 출전하며 가능성을 테스트 받고 있다. 함께 외야수 변신을 준비 중인 김용의는 중견수로 나오는 빈도가 잦다.
문선재는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가 가장 어렵다. 좌익수는 휘어 나가는 타구를 처리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이제는 거의 적응을 했다. 송구도 내야랑은 달라 적응을 해야 하지만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포지션 변경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자신의 원래 포지션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어떻게 보면 선수 생명이 걸려 있는 일"이라며 외야 전향을 흔쾌히 받아들인 문선재, 김용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선재로서도 어려운 결정을 내린 셈이다. 문선재는 "내야를 계속 맡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팀의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며 "(내야수에 대한) 미련은 갖지 않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외야 전향이 나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LG 외야의 주전은 대부분 베테랑들이 차지하고 있다. 마흔이 넘은 이병규(9번)를 시작으로 박용택, 이진영도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슬슬 미래에 대한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 문선재가 젊은 나이에도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바꾸게 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문선재는 다양한 장점을 지녔다. 발이 빠르고 포수로 출전한 경기에서 도루를 저지했을 정도로 어깨도 강하다. 외야수로서 필요한 요소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는 셈. 타격 능력 역시 뛰어나다. 남은 것은 외야 수비에 적응하는 것 뿐이다. 팀과 스스로의 미래를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문선재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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