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시즌 K리그 개막이 어김없이 다가왔다. 조이뉴스24는 K리그 클래식을 선도하고 있는 빅4(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의 이번 시즌 전력을 스와트(SWOT) 분석을 통해 살폈다. 지난해 정규리그 1~4위 기준(순서는 역순)이지만 이들 구단이 꾸준히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을 고려했다. 경기를 풀어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키플레이어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히든 플레이어도 꼽아봤다. 왜 내가 응원하는 구단이 빅4에 들어가지 못했느냐는 의아함을 갖고 계신 독자들은 올 시즌 종료 후 성적을 기대하시면 좋을 것 같다.(편집자 주)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성남FC, 수원, 전북, 서울의 시즌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들은 동계전지훈련도 2월 초에 끝내고 국내로 일찍 복귀해 2015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서울)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반면, 포항 스틸러스는 빅4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않는다. 서울이 하노이 T&T FC(베트남)와 챔피언스리그 PO를 치르던 지난달 17일에야 포항은 터키 벨렉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귀국이다. 황선홍 감독은 "올해는 쉬어가는 것으로 하자"라며 반드시 다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을 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포항은 전지훈련에서 주로 유럽팀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러 3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광저우 부리(중국)전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팀이었는데 결과만 놓고 본다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피지컬과 힘에서 앞서는 유럽팀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황선홍 감독은 최적 조합 찾기에 모든 힘을 쏟았다. 대략의 베스트 윤곽은 나와 있지만 한두 포지션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남은 과제를 가지고 국내로 돌아와 이제 개막 때까지 이 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 강점(Strength)
포항은 4-2-3-1이라는 기본 틀에 '스틸타카'로 불리는 패싱 축구의 스타일이 잘 유지되는 팀이다. 세르히오 파리아스 감독 시절 만들어진 이런 틀은 황선홍 감독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진화했다. 상대 팀들이 이 전형을 알면서도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것은 포항만의 자랑이다.
올해 포항은 모처럼 문호를 개방해 외국인 선수들까지 가세했다. 라자르 베셀리노비치, 안드레 모리츠, 티아고 알베스 등 세 명의 외국인 공격진을 보강했다. 이들 중 티아고의 적응 속도가 느리지만, 나머지 두 명은 서서히 팀에 녹아들면서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힘과 높이가 보강된 포항의 공격력은 김승대 홀로 분전했던 지난해와는 분명 다르다.
▲ 약점(Weakness)
외국인선수는 분명 팀에 도움이 되겠지만 적응 문제가 의외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3시즌 만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다 보니 그들의 특성을 포항의 경기력에 맞춰야 하는 측면이 있다. 측면 공격수인 티아고의 경우 전지훈련 내내 다소 동료들의 플레이와 유리된 모습이었다. 라자르의 경우 황 감독의 의도를 알아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도 한국 생활 적응이 필요하다.
수비는 좌우 풀백 공백에 3월 말 복귀 예정된 중앙 수비수 김광석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심거리다. 김광석의 대체자인 배슬기가 실수가 잦았던 연습경기를 뒤로하고 3월을 버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왼쪽 풀백 김대호가 중앙 수비로 나서야 한다.
▲ 기회(Opportunity)
포항은 수원(원정)-울산 현대(홈)-FC서울(홈)-전북 현대(원정) 순으로 4월 초까지 강팀들과 험난한 대진이 짜여 있다. 이 중 수원, 서울은 각각 챔피언스리그를 치르고 곧이어 포항을 만난다. 전북은 포항전 뒤에 챔피언스리그가 기다리고 있다. 세 구단 모두 나름대로 더블스쿼드를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시즌 초반이라 조직력 면에서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상대팀이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소화하느라 피곤한 반면 일주일 간격으로 여유있게 경기를 치르는 포항으로서는 승점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4팀과의 개막 초반 경기만 잘 버텨내면 4월 대진은 제주 유나이티드(원정)-전남 드래곤즈(홈)-대전 시티즌(원정)-인천 유나이티드(원정)로 이어져 경기의 강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 시기에는 김광석이 부상에서 복귀하고 부상 회복 중인 고무열, 조찬호도 최소 30분 정도는 뛸 수 있는 몸상태가 될 전망이어서 조커 활용이 가능하다. 또, 5~6월 정도가 되면 가을 남자 박성호의 몸 상태도 올라온다.
▲ 위협(Threat)
포항에는 23세 이하 선수들이 많다. 이는 내년 2016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올림픽대표팀에 차출 가능한 자원이 다수라는 뜻이다. 이미 전지훈련 기간 문창진, 강상우 등이 태국 킹스컵에 대표로 출전하느라 팀 동료들과 발을 맞춰 볼 시간이 없었다. 이들 외에 이광혁도 올림픽대표 차출이 가능한 나이다. 3월 1차 예선부터 많은 선수를 실험해보겠다는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생각이 확실해 포항 선수들 중 다수가 부름을 받을 수 있다.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가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한 곳에 모여 치르는 풀리그라는 점도 악재다. 대표 차출되는 선수의 장기간 공백이 생겨 이럴 경우 조커 활용 등에 애로가 생길 수 있다.
포항의 선수단 구성에서 중간층이 많이 사라진 것도 취약점이 될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 허리 역할을 했던 이명주(알 아흘리), 황진성(빗셀 고베), 김형일(전북 현대) 등이 팀을 나갔다. 황지수, 김태수 등은 30대 중반이다. 중간층은 김원일이 사실상 유일하다. 나머지는 모두 20대 초, 중반이어서 경험 부족이 우려된다.
● 키플레이어(Key Player)= 김승대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공격수 김승대는 올해도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최적화됐다. 황선홍 감독도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측면 공격수 등 어느 위치에서나 김승대를 놓고 실험했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조화도 결국은 김승대의 발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 히든 플레이어(Hidden Player)= 손준호
2014년 데뷔 해에 곧바로 주전을 확보한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는 올해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축구에 더욱 여유가 생겼다. 황지수, 김태수 등 선참들의 청소부 역할을 믿고 전방으로 정확한 패스를 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에서도 상대의 압박을 견뎌내며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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