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K리그 클래식이 오는 7일 개막한다. 겨우내 동계훈련으로 전력 극대화에 열을 올린 12개 팀은 저마다의 목표를 앞세워 올 시즌을 맞는다. 리그 우승,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 잔류, 강등 등으로 극명하게 명암이 엇갈릴 올 시즌 클래식은 어떤 스토리를 준비하고 있을까.
전력 보강과 최근 팀 성적 등을 두루 살핀다면 역시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 지난해에 이어 독보적인 1강으로 꼽힌다. 에닝요와 에두가 전북의 유니폼을 입고 클래식으로 귀환했고 조성환, 김형일, 이호 등 수비와 미드필드진도 보강했다. 문상윤, 유창현 등 공격에서 조커로 활용 가능한 자원도 추가돼 전북은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더블 스쿼드 가동이 가능한 전북은 다른 시즌과 달리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싹쓸이를 노려볼 만하다. 팀의 주포 이동국이 "가슴에 별 3개를 달아보는 것이 목표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도 충만하다. 1강으로 지목받음으로써 어쩔 수 없이 안게 되는 부담감만 지운다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전북을 따라잡으려는 팀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난해 2위 수원 삼성은 기존 멤버에서 미드필더 김두현이 이탈한 것을 제외하면 큰 출혈이 없다. 스페인 말라가 전지훈련에서 수원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라피그 등에 단골 출전하는 강팀들과 연습경기에서 3승 3무 3패를 거뒀다. 단 1승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서정원 감독의 예상을 깨고 기대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원 선수층도 균형이 잡혀 있다. 최선참 염기훈을 중심으로 정성룡, 오범석, 양상민 등 30대 초, 중반 주축 선수들이 끌어가고 이상호, 김은선, 서정진 등 20대 중, 후반 선수들이 허리 역할을 한다. 권창훈, 신세계, 민상기 등 유스 출신 20대 초반 젊을 피들이 따라가는 이상적인 구조다. 외국인선수도 산토스와 카이오 외에 레오까지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말라가 전지훈련 당시 "전북만 이긴다면 정규리그 우승도 가능하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항 스틸러스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4위로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를 나가지 않아 선수단 활용에 여유가 생겼다. 3년만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라자르 베셀리노비치, 안드레 모리츠, 티아고 알베스가 합류했다. 이들 중 당장 주전급은 라자르와 안드레다. 기존 선수들과 융화도 적절히 이뤄지고 있다.
수비진이 걱정이기는 하지만 정규시즌이 장기 레이스로 펼쳐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아니다. 경험이 쌓인 유스팀 출신 2~4년차 선수들이 요소요소를 잘 메우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멀티 포지션 소화를 강조해 약점을 커버해 나가고 있다.
울산 현대도 김태환, 세르베르 제파로프가 보강됐고 마스다도 복귀해 중원에서 힘을 얻었다. 재활에 집중해왔던 김신욱까지 정상적으로 뛴다면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다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윤정환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적인 축구에 김신욱이 제대로 녹아드느냐가 관건이다. 윤 감독은 혹독한 지옥 훈련으로 선수단을 단련시키는데 열을 올렸다.
FC서울은 김주영, 에스쿠데로 등 공수의 핵이 이적한 것이 고민거리다. 장수에 입단하며 중국 슈퍼리그로 떠난 에스쿠데로 이상의 외국인선수 영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올 시즌 전망은 대체로 전북의 1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경쟁을 놓고 나머지 상위권 3~4팀이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우승후보) 전북을 제외한 다른 팀들이 따라갈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적시장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라며 전력 보강을 가장 충실히 해낸 전북의 우세를 점쳤다. 이어 "전북은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정규리그보다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더 관건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장기전을 대비한 질적 향상은 전북이 최상이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에두, 에닝요, 이동국 등 30대 중반 선수들의 체력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그래도 우승 후보다"라고 전북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이어 "울산, 수원, 포항이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을 벌일 것 같다. 서울은 네 팀에 비해 선수 이적 등으로 손해가 커 보인다"라고 예상했다.
상위 스플릿 전쟁 마지노선에는 전남 드래곤즈, 제주 유나이티드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꼽힌다. 전남은 최효진, 정석민, 이지남 등 경험이 풍부한 자원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에는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아쉽게 상위 스플릿 진입을 놓쳤지만, 충분히 힘은 있음을 알렸다.
제주는 신임 조성환 감독 체제라는 자체 변수가 있지만 윤빛가람, 송진형 등 미드필드의 힘이 괜찮고 강수일, 배기종, 심영성 등이 임대 복귀해 화력도 보강했다. 여름만 되면 원정 이동으로 힘이 떨어지는 약점만 보강하면 다크호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부산 아이파크, 대전 시티즌,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FC, 성남FC 등은 올해도 생존 싸움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하위 팀이 자동 강등되기 때문에 일단 꼴찌는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11위를 할 경우 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을 놓고 겨뤄야 한다. 지난해 11위 경남FC가 강등을 피하지 못한 점을 떠올리면 일단 어느 팀이든 10위 이내에 드는 것이 지상과제다.
특히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성남은 영리한 선수단 운영과 힘의 배분을 해야 한다. 김학범 감독의 카리스마가 어떻게 경기력으로 연결될 지가 관건이다. 부산과 대전은 전력 보강이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대전은 챌린지(2부리그) 시절 좋은 활약을 했던 아드리아노와 도우미 김찬희에게 기대야 하고 부산은 베르손의 결정력이 필요하다. 광주는 구단 외적인 문제가 선수단을 괴롭히고 있는 가운데 오직 조직력과 남기일 감독의 지도력만 믿고 가야 한다.
인천은 지난해 주전의 70% 정도가 얼굴이 바뀌었다. 재창단 수준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물갈이가 많은 팀은 항상 고전하다 하위권으로 밀려 강등과 잔류의 사이를 오갔다. 그나마 설기현, 이천수 등 노련한 경험자들이 버티고 있고 희망봉으로 떠오른 케빈 오리스가 있다. 케빈의 결정력에 인천의 명운이 달렸다고 봐야 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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