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더는 욕먹기 싫다."
LG 트윈스의 사이드암 투수 김선규(29)가 이를 악물었다. 올 시즌에는 정말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김선규는 지난 2010년 시즌 중 SK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김선규는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큰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는 이듬해 2011년 61경기에 등판해 3승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4.19의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11년이 아직까지 김선규의 프로 생활 커리어하이로 남아 있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2011년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9경기 등판 3패1홀드 평균자책점 7.13을 기록,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최강으로 꼽히는 LG의 불펜에는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바로 확실한 사이드암 요원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선규는 LG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다. 양상문 감독도 "김선규나 신승현이 올라와줘야 한다"며 사이드암 불펜 요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바지를 보내고 있는 김선규는 누구보다 열심히 캠프를 소화해왔다. 운동량, 연습 투구수도 늘렸다. 잔부상에 시달렸던 몸상태도 말끔하다.
김선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었다"며 "더이상 욕먹기도 싫다. 그동안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캠프 때마다 기대를 하게 했다가 시즌에 부진했던 것이 반복됐다. 가족들도 볼 수 있는 댓글로 욕을 먹는 것이 힘들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러나 김선규의 목소리에는 은근히 자신감이 묻어났다. 올 시즌을 위해 준비를 잘 해왔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 김선규는 "2011년 이후 캠프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그동안 부상이 좀 있어서 캠프에서 많이 던지지 못했는데 지금은 몸상태가 멀쩡하다"며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열심히 하고 있다. 운동도 많이 했다.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선규 혼자만의 자신감도 아니다. 투수조 조장 이동현은 "(김)선규는 원래 좋은 공을 던졌던 선수"라며 "그동안 자신감이 약간 떨어져 있었는데 올해는 다를 것이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김선규는 러닝을 하기 위해 운동장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오래 운동장을 달리고 또 달렸다. 함께 웨이트장으로 가기로 약속하고 김선규를 기다리던 윤지웅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김선규를 향해 "저 형 뭐야, 같이 가자더니"라고 말하더니 더는 못 기다리겠다는 듯 혼자서 발걸음을 옮겼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