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2015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들이 스프링캠프를 마감한 시점. KIA와 한화, kt의 목표는 비슷하다.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저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것이다. KIA는 지난해 8위, 한화는 9위에 머물렀고, kt는 올해부터 1군에 진입하는 새내기 팀이다. 기대의 시선만큼, 우려도 큰 팀들이다. 이들에게는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변화의 시작, 그들의 출발은 어땠을까.
KIA, 연습경기 9전 전패 괜찮나?
KIA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성적표는 충격적이었다. 9차례 연습경기를 치러 9패를 당했다. 물론 연습경기는 전력을 테스트하는 성격이 강해 승패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패배는 결코 반갑지 않은 게 분명하다.
KIA는 지난달 15일 치른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3-14로 대패한 뒤 이튿날에는 라쿠텐에 장단 23안타를 허용하면서 2-16으로 크게 졌다. 이어 17일 니혼햄전 3-5 패배, 19일 요코하마전 5-8 패배, 20일 라쿠텐전 1-5 패배가 계속됐다. 결국 KIA는 단 한 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또 다른 악재도 있었다. 외국인 투수 험버가 연습경기서 부상을 당한 것이다. 험버는 2월 19일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 도중 오른쪽 팔꿈치에 타구를 맞았다.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정상 훈련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김병현이 급성 충수염으로 수술대에 올라 스프링캠프에서 이탈했다.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IA 역시 연습경기를 통해 훈련 성과를 확인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다. 안치홍의 입대로 구멍이 생긴 2루수 공백은 최용규가 메웠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1리를 기록한 최용규는 캠프에서 성장세를 확인하고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여기에 김주찬이 2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하면서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좌완 투수 임기준은 캠프에서 발견한 보물이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차 2라운드로 KIA에 입단한 임기준은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귀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25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3. 임기준은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실력으로 단숨에 선발 후보까지 올라섰다. 지난달 17일 니혼햄전에서 4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인 임기준은 24일 히로시마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한화 추가 훈련까지 강행, '야신'의 의욕
김성근 한화 감독은 2일 넥센과의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4-3으로 이긴 뒤 "이제 야구를 좀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가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야신'으로 불리는 김 감독 역시 캠프를 치르는 동안 테스트와 수정을 반복해가며 선수단을 다듬었다.
한화는 연습경기 초반 2군급 선수들을 기용해 경기를 치렀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재활군에 속해있어 대체 선수들의 기량을 살피는 기간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주전들이 아파서 못 나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캠프를 고치에서 오키나와로 이동한 뒤 주전 선수들이 경기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감독은 "원래 캠프에서는 주로 주전 위주의 경기를 한다. 선수들이 경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주전 선수들을 선발 기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캠프를 마친 뒤 "초반 연습경기에는 주전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 두 경기를 치르면서 팀이 하나라는 의식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단골 꼴찌팀으로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한화 선수단이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3일. 김성근 감독은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을 비롯해 박상열, 강성인 코치와 권혁, 김기현, 김민우, 박정진, 양훈, 조영우, 최영환, 윤규진 등은 오키나와에 남아 추가 훈련을 한 뒤 6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투수들은 한국보다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는 게 낫다"면서 훈련을 연기했다. 추가 훈련자 명단에는 권혁과 박정진, 윤규진 등 한화의 불펜을 책임질 투수들이 포함해 있다. 이들의 훈련 성과에 따라 한화의 시즌 성적도 달라질 수 있다.
kt, 아직은 물음표
10구단 kt는 아직 미지수가 많다. 일본 미야자키와 가고시마에서 캠프를 진행했고, 가고시마에서 치른 연습경기 성적은 3승 4패 1무였다. 가고시마에 둥지를 튼 탓에 타 구단도 kt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kt 역시 상대를 충분히 살필 기회가 적었다.
캠프 초반에는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초점을 맞췄고, 가고시마로 이동해 본격적인 실전에 나섰다. 조범현 감독은 캠프를 시작하면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타순 및 포지션을 확정하겠다. 캠프에서 전체적인 전술과 전략을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캠프를 마무리하면서 내야수 조중근을 MVP로 선정했다. 우수 투수와 우수 야수에는 이성민과 이지찬이 각각 뽑혔다. 2001년 SK에 입단한 조중근은 넥센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kt에 둥지를 틀었다. 2013년 NC에 입단한 투수 이성민은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고, 이지찬은 경성대 졸업 후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로 지명돼 kt에 입단했다.
kt에는 아직 낯선 이름들이 많은 가운데 다른 팀에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kt는 2015시즌을 앞두고 베테랑들을 영입해 팀의 중심을 잡는 데 공을 들였다. 장성호와 김상현, 김사율 등이 주인공이다. 신명철은 kt의 창단 첫 주장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제9 구단 NC에서 이호준이 앞장서 팀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처럼 이들 베테랑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한 조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하게 된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는 기본적인 것부터 만들어가려고 노력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다. 시범경기를 통해 전술, 전략 등 팀워크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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