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개막전 인천 유나이티드-광주FC전에서 나온 최고의 1분은 후반 추가시간 전체라 할 수 있다.
추가시간은 정규 90분 이외의 경기시간을 통칭한다. 이날 양 팀이 추가시간에 보여준 모습은 올해 K리그 클래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팽팽히 맞선 경기는 1-1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후반 45분도 지나 추가시간으로 넘어간 순간 인천 케빈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두 명의 광주 수비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지만, 케빈이 힘으로 밀고 들어간 뒤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했다. 볼은 광주 정준연의 발에 맞고 오른쪽 포스트 하단에 맞은 뒤 광주 골문 안으로 꺾이며 골이 됐다. 기록은 정준연의 자책골이었지만 케빈의 능력이 돋보이는 골이었다.
인천이 야심차게 영입한 케빈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장신 공격수 케빈의 장점은 힘이다. 경기 내내 광주 수비와의 헤딩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인천으로서는 후방에서의 연결이 아쉬웠다. 케빈은 이를 개인 전술로 극복했고 선수들이 지쳐가던 추가시간(46분)에 극적인 골을 만들어냈다. 8천12명의 관중을 흥분하게 만든 골이었다. 케빈이 인천의 해결사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인천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광주의 이종민이 계속된 추가시간(48분) 극적으로 골맛을 봤다. 왼쪽 코너킥이 수비에 맞고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흘러나왔다. 인천 수비진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이종민이 집중력을 발휘해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경기 승점 1점을 가져가기 위한 이종민의 집념의 몸짓이었다. 이종민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등에서 잔뼈가 굵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은 이종민의 투혼은 곧 광주의 승부에 대한 집착이었다. 경기장 장내 아나운서가 1분 전 터진 인천의 골을 축하하는 멘트를 중단시켜버리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경기 결과는 2-2 무승부가 됐다. 하지만, 양 팀이 막판까지 보여준 집중력은 클래식 경기가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진 일부 축구팬들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못지않은 재미가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이날 추가시간처럼만 플레이를 한다면 저절로 관중이 찾는 K리그가 될 수 있음을 양 팀 구성원 모두가 느낀 명승부였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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