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직 가보지 못한 무대를 눈앞에 뒀던 손흥민(23, 레버쿠젠)의 꿈이 또 한 번 물거품이 됐다.
손흥민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테론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16강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후반 32분까지 뛰었다.
레버쿠젠은 1, 2차전 합계 1-1로 승부차기에 돌입해 실축과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큰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2-3으로 패했다.
8강을 원했던 손흥민의 소원도 날아갔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지만 욕심내지 않고 연계에만 집중했다. 수비에 가담하는 등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다가도 기회가 오면 슈팅을 시도하는 등 나름대로 탄력적으로 움직였다.
전반 17분 요십 드르미치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 것이 이날 공격의 전부였다. 팀 자체가 역습 위주의 경기 운영이라 공격력을 보일 틈이 없었다. 나머지 시간은 사실상 플레미메이커처럼 다녔다.
아쉬움도 컸다. 손흥민이 연결한 패스는 대부분 아틀레티코 수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동료 공격진의 능력 부재로 영양가가 떨어졌다. 로저 슈미트 감독은 32분 손흥민을 빼고 지몬 롤페스를 투입하며 더욱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일관하고 말았다.
이른 교체 카드를 꺼낸 슈미트 감독의 선택이 8강 좌절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수차례 선방을 보여주는 등 골문이 튼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격적으로 AT마드리드를 압박했어야 했다.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은 당당했다. 16강의 성적에는 손흥민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코펜하겐(덴마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본선을 이끌었다.
조별리그에서는 벤피카(포르투갈), 제니트(러시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이 경기는 모두 이겨 손흥민이 승점 6점을 레버쿠젠에 선사한 셈이다. 전매특허인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시도하는 슈팅으로 재미를 봤다. 제 역할은 충분히 해낸 손흥민이다. 쉴 틈을 주지 않는 슈미트 감독의 선수기용술에도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입때껏 한국인 선수에게 챔피언스리그 8강 이상은 박지성과 이영표(이상 은퇴)만 허락됐다. 손흥민은 다음 시즌을 다시 한 번 노리게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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