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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온 지동원, 원톱 경쟁률 높일까?


31일 뉴질랜드전 출전 예고, 성공할 경우 모두에 이득

[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은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며 숨은 보석을 찾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2골을 넣으며 스타로 떠오른 '군데렐라' 이정협(24, 상주 상무)의 발탁은 그가 뛰는 경기를 다섯 번이나 관찰한 결과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이정협은 27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국내 팬들 앞에 태극마크를 달고 첫선을 보였다. 의욕적인 움직임과 전방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은 우즈벡 수비진이 쉽게 전진하지 못하는 효과를 냈다.

186㎝의 신장에 힘과 활동량을 앞세우는 이정협의 존재 자체는 상대팀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이정협은 전반 26분 볼 경합에서 왼쪽 눈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들것에 실려 나갔다. 갑작스런 부상 상황이라 한국의 선수 교체가 다소 늦어졌고 31분에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투입됐다. 그 사이 한국은 우즈벡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이정협이 빠지고 구자철(마인츠05)이 제로톱 형태로 전진한 뒤 한국 공격진의 높이가 낮아지면서 우즈벡 수비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후반 한국이 고전한 주요 원인이었다.

이정협은 이타적인 공격수다.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습관이 여전히 있다. 주변 동료가 도와주니 공격에만 전념하고 욕심을 내라는 박건하 코치의 지시를 따르고 있지만 스스로 희생하는 습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8일 서울에서 부상 부위 봉합 수술을 하는 이정협은 31일 뉴질랜드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부상 회복 속도에 따라 교체 출전 가능성만 약간 있다.

대신 지동원(24, 아우크스부르크)의 출전이 예고됐다. 지동원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대표팀에 처음 선발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최근 소속팀에서 선발로 나선 지동원의 움직임 등을 보고 선발했다.

지동원은 이전 대표팀에서 주로 측면 미드필더나 처진 공격수로 뛰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지동원의 역할은 미드필더였다. 당시 원톱 자리에는 196㎝의 장신 김신욱(울산 현대)이 버티고 있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뛴 지동원을 본 슈틸리케 감독은 원포지션인 원톱 복귀라는 선택을 했다. 지동원은 우즈벡전 교체 명단에 있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끝까지 내보내지 않았다. 뉴질랜드전에 100%의 몸 상태로 출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정협을 완벽하게 활용해보지 못한 상황에서 지동원의 점검은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중요하다. 지동원도 이정협 못지않게 활동량이 좋은 공격수다. 186㎝로 신장이 같고 탄력도 좋다. 이정협과의 비교에서 지동원이 우위인 점을 따진다면 꾸준히 골을 넣는 감각이 탁월하고 큰 경기를 많이 뛰어봣다는 것이다.

지동원이 뉴질랜드전을 통해 성공적인 대표 복귀를 알린다면 이는 이정협에게도 나쁠 것 없는 일이다. 동시에 대표팀의 원톱 자원을 늘리는 효과로도 이어진다. 이번에 발탁되지 않았지만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까지 포함하면 순식간에 4대1의 경쟁률이 된다.

지동원 역시 대표팀에서의 활약이 절실하다. 아우크스부르크 완전 이적 이후 아직 골이 없다. 대표팀에서 얻은 자신감을 안고 소속팀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에게는 물론 향후 6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표팀 선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대표팀의 원톱 경쟁이 새롭게 점화됐다.

조이뉴스24 대전=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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