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리 불펜 괜찮아. 좋아질 거야."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지난해 불펜 필승조 임창민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강한 믿음이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NC의 불펜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마무리 김진성이 건재하지만 중간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던 원종현과 임창민이 빠져 있는 상태다. 원종현은 내과 수술 후 재기를 다짐하고 있고, 임창민은 컨디션 난조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스윙맨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성민도 kt의 특별지명을 받고 팀을 떠났다.
올 시즌 NC의 개막 엔트리에는 임정호, 민성기, 최금강, 강장산 등 생소한 투수들의 이름이 대거 포함됐다. 김경문 감독이 믿음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이들 중에 또 좋은 투수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시 NC의 불펜은 물음표 투성이였다. 하지만 사령탑의 믿음 속에 김진성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고 원종현, 임창민 등이 필승조로 성장했다. 처음부터 잘했던 것이 아니다. 경기에 출전해 경험을 쌓으면서 비로소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NC는 출발이 좋지 않다. 28일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전에서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9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찰리가 4.2이닝 4실점(1자책)으로 부진했고 이어 등판한 임정호가 김재환에게 역전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0.1이닝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민호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2실점, 강장산은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NC는 1-4로 패하며 개막 2연패를 당했다. 잘 던지던 선발 손민한이 7회말 오재원에게 결승 투런포를 허용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손민한이 패전을 기록했지만, 빨리 불펜을 가동하지 못한 것도 패배의 이유 중 하나였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손민한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확실히 NC 불펜진의 무게감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느낌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불안하거나 초조한 모습을 결코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믿음을 갖고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새얼굴들이 경험을 쌓으면 지난해 원종현, 임창민이 그랬듯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다.
원종현은 당분간 복귀가 어렵지만 임창민은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출격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실전에도 투입될 예정. 시범경기 7경기에서 5세이브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김진성은 29일 경기에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구위를 점검했다.
김 감독은 "임정호가 (김재환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며 "어린 투수들이 지금부터 완벽히 막아주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경험이 필요한 만큼 시간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NC의 새로운 불펜이 사령탑의 믿음 속에 얼마나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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