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차두리(35, FC서울)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뜨거운 이별을 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 선발로 나서 전반 42분까지 소화했다. 이 42분이 차두리의 국가대표팀 마지막 시간이었다. 차두리는 김창수와 교체돼 물러나며 지난 2001년부터 14년여 간 함께 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차두리가 교체해 나갈 때 경기장에 모인 모든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쳤다. 그동안 차두리의 대표팀을 위한 헌신과 희생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많은 감동과 추억을 남긴 차두리를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을 기립 박수로 대신했다.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하프타임, 차두리의 은퇴식이 진행됐다. 도열한 후배들의 환영을 받으며 등장한 차두리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준비한 금색 숫자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팬들은 다시 한 번 차두리를 연호했다.
그라운드 전광판에는 차두리 영상이 방영됐다. 차두리는 눈물을 꾹꾹 참고 있다 팬들이 차두리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이 나올 때 끝내 참지 못했다.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차두리는 펑펑 울었다.
그리고 그 다음, 더욱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차두리의 아버지, '차붐' 차범근 전 감독이 차두리에게 꽃다발을 건넨 것이다. 그리고 차범근 전 감독은 차두리를 꼭 껴안았다. 아버지 품에 안긴 차두리는 다시 한 번 목놓아 울었다. 꽤 오랫동안 아버지 품에 안겨 차두리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차두리의 시작은 한국 축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차붐의 아들로서였다. 하지만 차두리의 마지막은 차붐도 인정하는 한국대표팀의 스타 차두리의 모습이었다. 아버지의 거대한 그늘 안에서 축구를 시작했지만 대표선수로서의 마지막은 차붐마저도 자랑스러워할 만큼 아름답게 끝냈다. 이런 그동안의 과정이 차두리의 눈물 속에 담겨 있었고, 그것을 알고 있던 아버지도 차두리를 꼭 안아줬다. 차두리는 그렇게 아버지의 품에 안겨 대표팀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눈물을 멈춘 차두리는 팬들을 향해 "너무 감사합니다. 내가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잘 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열심히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여러분이 그것을 알아주신 것 같아 대표팀 유니폼을 행복하게 벗을 수 있었습니다. 후배들은 계속 경기를 해야 하고 잘 하면 많은 박수를, 안 될 때도 성원을 보내주세요. 행복한 축구 선수로 은퇴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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