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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원톱 찾기는 '현재진행형'


이정협 성장 속 지동원의 정체, 고민은 계속된다

[이성필기자]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2연전이 종료됐다. 동시에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고민거리를 한가득 안겨다 준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의 2연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원톱 공격수 찾기에 열을 올렸다. 김신욱(울산 현대)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부상으로 활용해보지 못했고 이동국(전북 현대) 역시 지난해 10월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2연전 이후 부상으로 불러보지 못했다.

공격진 구성에서 원톱, 투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상황에서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이정협(상주 상무)이라는 혜성이 나타났다. 아시안컵 직전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포함해 7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이정협은 186㎝라는 장신에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슈틸리케가 원하는 원톱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공격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수비와 경합하며 공간을 만들어주는 능력은 일품이었다. 아시안컵 전경기에 출전하며 수비형 공격수라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3월 A매치 2연전에 살아남은 이정협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전반 31분 만에 왼쪽 눈썹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놀랍게도 이정협이 빠진 뒤 한국의 공격은 애를 먹었다. 전방에서의 압박이 사라지면서 우즈벡의 빌드업에 도움을 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난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몸을 던지는 이정협의 헌신은 뉴질랜드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선발로 나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그 어떤 효과적인 움직임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이정협이 후반 27분 등장했다. 지동원과의 교체라는 점에서 충분히 비교 가능했다.

적은 시간 동안에도 이정협은 효율적으로 볼을 보며 움직였다. 이정협이 투입되니 뉴질랜드 수비도 적극적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41분 이재성(전북 현대)의 골도 이정협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에서 시작됐다. 몸을 던져 뉴질랜드의 볼을 잘라냈고 이것이 한국영(카타르SC)과 김보경(위건 애슬레틱)을 거쳐 이재성에게 연결됐고 결승골로 이어졌다.

공격에서의 연계가 끊기지 않도록 했다는 점은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중용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알려주었다. 지동원처럼 직선적인 움직임이 아닌 공격 전지역을 넓게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유인해 공격 2선에 도움을 주며 자신도 함께 살아야 한다. 적어도 '선 수비 후 역습'으로 한국을 상대하는 아시아권 팀에서는 이정협의 미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대한축구협회의 한 기술위원은 "그간 슈틸리케 감독이 치른 축구를 살펴보면 원톱의 움직임은 자유로웠다. 그만큼 체력과 기술이 겸비되어야 하고 동료와의 호흡도 맞아야 한다"며 "지동원은 오랫동안 소속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다가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후 감각을 끌어올렸다고는 하나 가장 좋았던 시절의 능력을 찾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정협의 움직임을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정협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의 이정협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동원에 대해서는 '오래 밖에 있다가 대표팀에 온 선수'라고 뭉뚱그려 표현하며 "선수층이 두꺼워져 경쟁력이 올라갔다"라고만 말했다. 지동원을 활용 가능한 가능성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다.

대표팀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많이, 넓게 투쟁적임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정협 못지 않게 더 좋은 조건을 가진 김신욱, 이동국까지 가세하면 지동원이 아무리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뛴다고 해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한다"는 차두리(FC서울)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는 원톱 생존 경쟁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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