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지난해 8, 9에 머물렀던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초반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며 전체 프로야구 판도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드는 중이다.
최하위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KIA는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노게임이 선언된 2일 SK와의 경기에서도 4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선수단 분위기가 '한 번 해보자'는 긍정적인 쪽으로 바뀌었다.
단골 꼴찌팀이었던 한화도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순항 중이다. 2일 현재 2승2패로 5위. 김성근 감독의 부임과 FA 선수들의 영입 등으로 전력이 지난해에 비해 몇 단계 강해진 느낌이다. 한화 역시 하위권, 잘해야 중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예상보다는 강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아직 한 번도 패하지 않은 KIA는 투타가 안정된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LG와의 개막전에서는 선발 양현종의 호투와 윤석민의 마무리 등 투수력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고, 다음날 29일 LG전에서는 필의 끝내기 홈런 등 방망이의 힘으로 승리했다. 1일 SK전에서는 3-0의 영봉승을 거두며 다시 한 번 투수력을 과시했다.
아직 5선발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KIA의 선발진은 윤석민이 마무리로 빠졌음에도 빈틈없는 모습이다.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1.13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노게임이 선언된 2일 SK전에서도 임기준이 4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논란 끝에 마무리를 맡은 윤석민도 벌써 2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확실히 걸어잠그고 있다.
KIA의 타선도 기대 이상이다. 특히 3번 타순을 맡고 있는 외국인 타자 필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나지완-최희섭-이범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폭발력을 배가시켰다. 최희섭, 이범호도 나란히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할 정도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 허벅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주찬이 밥상만 잘 차려주면 금상첨화다.
한화는 마운드의 변화가 눈에 띈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것은 투수력의 열세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마운드가 짜임새를 갖춘 모습이다. 선발과 불펜이 서로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뒷문이 달라졌다. 권혁과 윤규진의 역할이 컸다. 권혁은 지난달 28일 넥센과의 개막전 1이닝 2실점의 부진 이후 3경기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 사이 안타는 단 1개만을 허용했다. 2일 두산전에서는 4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는 윤규진은 3경기 6.1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2세이브를 기록했다. 든든한 수호신의 등장이다.
KIA와 한화의 예상 밖 선전과는 달리 10구단 kt 위즈는 예상대로 신생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2년 전 NC가 처음 1군 무대를 밟으며 개막 7연패를 당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하지만 kt도 접전 끝에 패하거나 경기 후반까지 악착같이 추격전을 펼치는 등 쉽게 상대의 승리를 허락하지는 않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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