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내가 걸었던 길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길을 걸을 것이라 믿는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3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홍보대사에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명암이 교차하는 기억을 남긴 대회다.
박지성은 2005~2006 시즌 맨유에 입단해 2011~2012 시즌까지 뛰었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경기에도 자주 나와 극적인 골도 터뜨리는 등 큰 무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이 고민을 하다가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어쩔 수 없이 제외했다던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첼시와의 결승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이 경기를 관람해야 했던 박지성에게는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맨유는 첼시와 연장 승부를 벌여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0~2011 시즌 박지성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맨유가 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고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만났다. 박지성은 당당히 그라운드에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막지 못하고 맨유는 1-3으로 패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결승전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박지성과 함께 하는 디아블로 와인 디너' 소비자 초청행사에 참석한 박지정 맨유 홍보대사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맨유 홍보대사를 수행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박지성은 "동남아시아에서 행사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만나서 기쁘다"라며 귀국 소감을 대신했다.
맨유 공식 와인 제조사의 행사라 그런지는 몰라도 박지성은 맨유에서의 기억을 잠시 떠올리더니 챔피언스리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좋은 추억도 있고 아쉬운 기억도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결승전에 나섰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라며 "개인적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뛴 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길을 뒤따라 올 후배들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이 더 좋은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박지성은 "분명히 또 다른 아시아 선수가 다시 그런 길을 걸을 것이다. 내가 걸었던 길보다 높은 수준의 길을 갈 것이라고 믿는다"며 잉글랜드와 독일 등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 및 아시아 선수들이 세계 정상을 향해 도전해주기를 바랐다.
맨유 홍보대사 활동에는 만족하고 있다. 그는 "맨유라는 클럽은 정말 크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이 있다. 때문에 나도 전 세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다"라며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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