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개성이 전혀 다른 세 참가자의 대결이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결과는 자신만의 색깔을 얼마나 잘 드러냈느냐에서 갈렸다.
5일 방송된 SBS 'K팝스타4'에서는 정승환, 케이티김, 이진아의 준결승 무대가 그려졌다. 개성이 전혀 다른 세 참가자인 만큼 제각각 멋진 무대를 선보였고, 정승환과 케이티김이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이진아는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이진아는 그간 음악성과 대중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자작곡으로 사랑을 받았고 이는 이진아 최고의 무기다. 케이티김은 국내에서는 듣기 힘든 소울풀한 목소리와 감성이 강점이다. 정승환은 듣는 이의 마음을 깊숙히 파고드는 발라드에 특화됐다.
준결승 무대에서 세 참가자가 꺼내든 카드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진아는 강점인 자작곡이 아닌 편곡한 곡으로 무대에 올랐다.
먼저 정승환은 김범수의 '기억을 걷다'를 불렀다. 박진영은 "준결승이면 잘 부르려고 애쓰기 마련인데 감정에 이끌려서 잘 부르게 됐다. 자기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어서 놀랍다"고 했다. 유희열과 양현석도 정승환만의 색깔을 칭찬했고 총점 292점을 받았다.
케이티김은 소울풀한 에이미와인하우스의 '리햅'을 선곡했다. 평은 다소 갈렸다. 박진영은 "풍부한 소리가 안 나왔다"고 했지만 양현석은 "이 곡을 부른 많은 분들이 혹평을 받았는데 느낌을 따라해서다. 케이티김은 전혀 달랐다"고 평했다. 유희열은 "케이티김은 길을 가다가 목소리가 흘러나와도 딱 케이티김인 걸 알 수 있따. 요즘 가수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했다. 결과는 총점 282점.
이진아는 지오디(god)의 '길'을 편곡해 불렀다. 반응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평범했다'는 것. 유희열은 "굉장히 좋았다"면서도 "큰 무대에서 많은 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기엔 뒷부분 편곡이 아쉬웠다"고 말했으며 박진영은 "잔잔하게 끌고 간 해석이 아쉬웠다"고 평했다. 총점 276점.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가 더해졌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진아의 탈락과 관련해 양현석의 심사평이 와닿는다. 그는 "지난주에 이진아에게 점수를 주면서 기준점이 없어서 점수를 적게 드렸다. 사실 오늘 마음 머고 후한 점수를 주려고 자리에 앉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간 이진아의 자작곡과 편곡을 들으면서 정말 어떻게 저렇게 잘 할까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갈까에 감동을 받았다. 이진아는 누가 봐도 가창력으로 올라온 건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중에 가장 평범했다. 뭔가 더 나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결국 정승환과 케이티김은 본인들만의 색깔을 최대한 이끌어내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을 납득시켰지만 이진아는 그 부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큰 무대에서 피아노 첼로 하나로 끌고 가기엔 조금 아쉽다"는 유희열의 평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사실 이 세 참가자의 실력을 순위로 가르는 것은 무의미하다. 색깔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수많은 자작곡을 히트시키고 화제를 모은 이진아는 탈락했고, 정승환과 케이티김이 결승무대에서 맞붙게 됐다. 최종 우승자가 누가 될지는 오는 12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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