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김용희 SK 감독은 kt 신인 투수 박세웅을 두고 "2년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투수"라고 극찬했다. "구속도 좋고, 마운드에서 담대한 모습에 좋은 투수가 될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처음으로 상대해본 느낌이 강렬했다. 박세웅은 지난달 19일 홈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SK는 밴와트와 김광현을 내고도 2-3으로 졌다. SK 타선을 제압한 신예 투수의 등장에 kt는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박세웅은 정규시즌 첫 SK전 등판이었던 7일 인천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비록 5이닝 3실점하고 kt가 2-3으로 패배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피칭 내용만 놓고 보면 상대 선발이었던 김광현에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박세웅은 매 이닝 위기를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최고 144㎞의 직구와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총 106구 중 직구가 48구, 체인지업이 38구였다.
1회말 1사 후 조동화와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브라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풀카운트서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브라운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2회는 삼자범퇴 처리했다. 박정권은 박세웅의 142㎞ 바깥쪽 직구에 서서 삼진을 당했고, 임훈도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 실책성 플레이가 보태져 점수를 내줬다. 김성현의 볼넷으로 2사 1루가 된 다음 조동화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김사연이 공을 잡았다가 떨어뜨려 2루타를 만들어주는 바람에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최정을 고의4구, 브라운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채웠으나, 당황하지 않고 박정권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5회 2실점이 아쉬웠다. 이명기의 좌전안타에 이어 최정과 박정권이 볼넷으로 출루해 2사 만루가 됐고, 이재원에게 던진 직구가 몸쪽으로 높게 들어가 2타점 우측 적시타로 연결됐다. 점수는 0-3으로 벌어졌다. 박세웅은 임훈을 2루수 땅볼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6회부터는 장시환이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팀 타선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수 차례 찬스를 만들고도 타선이 무득점에 그쳐 박세웅의 속을 태웠다. 경기 전 조범현 감독은 "박세웅같이 어린 선수가 등판할 때는 야수들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득점 지원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은 박세웅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마운드 위에서의 두둑한 배짱만큼은 확실히 증명했다. 타선의 '한 방'만 제때 터졌다면 박세웅은 승리를 챙겼을 지도 모른다.
타선에서는 배병옥이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날 배병옥은 시즌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조범현 감독은 "배병옥이 그동안 열심히 했다"면서 활약을 기대했다.
9번 타자 중견수로 나선 배병옥의 타격 성적은 4타수 1안타 1득점. 1점 차로 따라붙는 귀중한 추격점을 배병옥이 만들어냈다. 1-3으로 뒤진 7회초, 용덕한이 삼진으로 물러난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배병옥은 SK 두 번째 투수 전유수로부터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뽑아냈다. 이대형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에 안착한 배병옥은 김사연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점수는 2-3으로 좁혀졌다.
2회말 수비 1사 후에는 이재원의 장타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로 위기를 막기도 했다. 배병옥은 우익수 쪽으로 흐르는 타구를 바라보면서 전력 질주한 뒤 몸을 날려 잡아내면서 마운드의 박세웅을 도왔다.
박세웅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입단했고, 배병옥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에 입단한 뒤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9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2-3으로 졌다. 비록 8연패에 빠졌지만, 새 얼굴이 이끄는 kt는 점점 강해지며 첫 승에 다가서고 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