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향한 여정이 오는 14일 아시아 2차 예선 조추첨으로 시작된다.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확인했듯이 아시아 축구의 전체적인 상향 평준화로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조추첨에서 한국은 톱시드격인 포트1에 배정받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하는데 한국은 9일 발표된 4월 랭킹에서 57위로 이란, 일본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를 차지했다.
2차 예선은 1차 예선을 통과한 국가를 포함해 40개국이 5팀씩 8개 조로 나뉜다. 조별로 홈 앤드 어웨이로 8경기씩 치러 각 조 1위 8개국과 각 조 2위 중 상위 4개국 등 총 12개국이 최종예선에 오른다. 최종예선은 6팀씩 2개조로 나퉈 치러진다.
순위에 따라 포트1에는 이란, 일본, 한국, 호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우즈베키스탄, 중국, 이라크가 배정을 받는다. 일단 껄끄러운 상대들은 대부분 톱시드라 큰 걱정은 없다.
문제는 '폭탄'이 각 포트마다 숨어있다는 점이다. 장거리 원정 등 환경적 요인이 변수인 중동팀들이 주요 경계 대상이다. 포트2에는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정상권으로 치고 올라올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괴롭힌 오만, 오일머니로 성장한 카타르, 요르단, 바레인, 쿠웨이트, 그리고 시리아, 베트남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이 원정 거리에서 6시간 정도로 가장 가까울 뿐 나머지 팀들은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열사의 땅 중동국들이다. 시리아의 경우 내정 불안으로 인해 중동의 제3국에서 경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시리아나 예멘 등 내전 등으로 안전 문제가 있는 국가들은 제3국 경기를 검토해야 한다. 논의해야 되겠지만 AFC에 요청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3포트에도 복병이 많이 포진해 있다.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팔레스타인, 몰디브, 태국, 타지키스탄, 레바논, 인도 등으로 구성되는데 자국 리그의 성장세에 힘을 받은 태국과 2011년 조광래 전 감독의 해임을 불러온 레바논이 지뢰라 할 수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태국 대표팀의 절반은 부리람 선수라 상당히 껄끄럽다. 레바논 역시 정신력을 앞세운 축구로 한국에 도전할 수 있다. 2011년 11월 3차 예선 원정에서 1-2로 패한 경험이 있다.
4포트는 동티모르, 키르기즈스탄, 북한, 미얀마,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부탄으로 구성됐다. 이 중 북한이 변수다. 북한은 한국에겐 존재 자체가 부담스럽다. 각급 연령대 대표팀이 만나도 항상 어려운 경기를 했다. 한국보다 더한 '늪 축구'로 상대를 괴롭히는데 능하다. 말이 통해 입축구도 가능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한국은 북한과 만났는데 북한 선수들이 거친 언변을 구사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키르기즈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중앙아시아라 이동 거리가 생각보다 길다.
5포트에는 말레이시아, 홍콩, 방글라데시, 예멘, 파키스탄, 라오스, 캄보디아, 대만이 있다. 대부분 아직은 한국보다 수준이 떨어진다. 다만 말레이시아와 예멘은 동남아와 중동이라는 환경적 요인이, 홍콩은 올림픽과 A대표팀을 겸하고 있는 김판곤 전 부산 아이파크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어 한국을 잘 안다는 점에서 조심해야 할 상대다. 원정 거리가 가깝다는 점은 고마운 일이다.
포트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면 한국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베트남, 몰디브, 미얀마, 라오스 등과 한 조에 묶이는 것이 최상이다. 반대로 카타르, 레바논, 북한, 예멘 등과 묶이면 그야말로 2차 예선부터 고행길을 걸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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