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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친정팀에 비수, 감독도 꽂는다


김기태 감독, KIA 지휘봉 잡고 첫 잠실경기…퇴장 당했지만 LG전 3연승

[정명의기자] 프로야구에서는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적 후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감독'도 등장했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다. 김 감독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친정팀 LG에게 또 한 번의 패배를 안겼다. KIA의 9-4 승리. 광주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데 이은 LG전 3연승이다.

LG는 김기태 감독이 처음 프로 팀의 지휘봉을 잡은 팀이었다. 2군 감독을 거쳐 지난 2012년 LG의 1군 감독에 취임했다. 2013년에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LG가 11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게 한 업적도 남겼다.

이날 경기는 김 감독이 KIA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 치르는 잠실 공식전이었다. 시범경기에서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잠실에서 2경기를 치른 바 있지만 친정팀 LG를 상대로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갖는 것 또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미 광주에서 열린 LG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가져간 KIA였다. 이날 역시 KIA는 LG 에이스 소사를 초반부터 두들기며 4회까지 5-2의 리드를 잡아나갔다. KIA 에이스 양현종은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이어 등판한 불펜진도 리드를 지켜나갔다. 결국 경기는 9-4 KIA의 승리로 끝났고, KIA는 LG전 3연승을 달렸다.

김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얄미울 정도로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경기 초반 KIA가 넉넉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페이크번트 앤 슬러시 등 LG의 수비 시프트를 무너뜨리는 김 감독의 작전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 반면 수비에서는 LG 타자들을 상대로 병살타만 3개를 뺏어냈다.

적극적인 항의도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 항의는 6회초 1사 2루에서 나왔다. LG 투수 장진용이 최용규의 번트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뒤 LG 코칭스태프가 장진용의 상태를 확인하러 나온 장면을 문제 삼은 것. 김 감독은 LG 코칭스태프가 심판의 승인 없이 곧장 마운드 쪽을 향한 것에 대해 가볍게 항의했다.

두 번째 항의는 가볍지 않았다. 7회말 무사 1루에서 LG 대주자 문선재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장면이었다. 문선재는 양현종의 견제에 걸려 완벽히 아웃되는 타이밍에서 기지를 발휘, 최용규의 태그를 피해 2루로 슬라이딩하며 세이프됐다. 이에 김 감독은 문선재가 3피트 라인을 이탈했다고 항의했다.

김 감독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김 감독은 2루 베이스 근처에 드러눕는 등 항의의 강도를 높여나갔다. 결국 김 감독은 정해진 항의시간 5분을 넘겼다는 공식 사유로 오훈규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김 감독은 모자를 벗어 문선재가 이탈한 위치에 내려놓고 유유히 덕아웃으로 물러났다.

김 감독이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양 쪽 응원단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3루 측 KIA 응원단에서는 김 감독에게 열렬한 지지의 목소리로 "김기태"를 연호했고, 1루 측 응원단의 LG 팬들은 전임 사령탑을 향해 "퇴장"이라고 외쳤다.

5-2로 안심할 수 없는 리드를 이어가던 KIA는 9회초 LG 불펜을 두들기며 추가 4득점, 결국 9-4 승리로 경기를 끝냈다. 김기태 감독은 개인 처음이자 올 시즌 감독 첫 퇴장 판정과 함께 친정팀을 울리며 승리를 가져가 화끈한(?) 잠실 복귀전을 치렀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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