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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 김성근 감독의 '승리지상'에 동의하는 이유


이겨야 팬이 찾는다며 "점유율이 아닌 이기는 경기가 중요" 강조

[이성필기자] 내용이 좋으면서 승리하는 경기는 모든 스포츠 지도자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다양한 전술과 득점력을 보이며 승리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것은 모든 지도자들의 욕심이다.

그런데 프로축구 울산 현대 윤정환 감독은 승리하기 위한 축구를 지향하기로 했다. 일본 사간도스 감독 시절 실리축구로 이기는 축구에 초점을 맞춰왔던 그는 울산 지휘봉을 잡고도 '결과'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생각이다.

윤 감독은 15일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아침에 김성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감독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김 감독님이 '나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하셨더라. 거기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윤 감독과 김 감독은 공통점이 많다. 일본에서 활약해 일본어가 능통하고 정서적으로도 비슷하다.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양도 상당하다. 김성근 감독은 SK 와이번스 시절 지옥 훈련으로 우승을 수 차례 제조했다. 스타가 있어도 철저하게 팀 플레이에 가둬버린다. 윤 감독도 일본 사간도스에서 한국식 훈련 기법을 도입해 좋은 성과를 냈고 이는 울산을 맡아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울산의 동계 훈련은 단내가 날 정도로 빡빡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신욱이라는 거물 공격수가 있지만 팀 전술에 맞춰 교체 요원으로 활용하는 등 윤 감독의 자기 주관은 뚜렷하다.

좋은 축구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윤 감독은 단호하게 승리라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경향이) 스페인처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점유율이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승리라는 결과를 앞세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윤 감독은 "아무리 잘해도 패배하면 소용이 없다. 홈 팬들도 승리하면 더 오게 마련이다. 지는데 누가 경기를 보러 오려고 하겠느냐. 수원전에서도 내용은 좋았는데 패했다고 하면 팬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결과를 재차 강조했다.

울산은 이날 수원전에서 1-1로 비겼다. 전북 현대와 함께 6라운드까지는 유이한 무패팀이 울산으로 3승 3무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다.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를 맞아 점유율에서 밀리면서도 각각 2-0, 4-2로 승리했을 당시만 해도 윤정환식 '철퇴타카'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3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 0-0 무승부를 거뒀을 때도 상대가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실리축구로 무장해 충분히 이해가 됐다. 광주FC(2-0 승), 대전 시티즌(1-1 무)을 상대로 무패를 이어갈 때도 내용이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골은 넣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울산보다 4경기를 더 치르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수원을 상대로 홈에서 비긴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수원은 챔피언스리그 병행으로 선수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 울산전 후에는 FC서울과 슈퍼매치, 챔피언스리그 우라와 레즈(일본) 원정 등 만만치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 경기 전반은 울산이 슈팅수 6-1, 유효슈팅 4-0, 볼 점유율 55%-45%로 우세했다. 하지만, 후반 종료 후 기록은 놀랍게도 슈팅수 7-5, 유효슈팅 4-3, 볼 점유율 53%-47%로 대등했다. 울산의 후반 슈팅은 43분 김신욱의 1개가 전부였다.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수원이 오히려 체력적으로 힘든 후반에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윤 감독은 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볼처리가 미숙했다. 계속 풀어야 할 과제다. 전반에 많이 뛰다보니 체력에 문제가 생겨 (후반에) 슈팅까지 가지 못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대한 효율적인 축구로 이긴다면 내용에 아쉬움이 좀 있더라도 괜찮다는 것이 윤 감독의 생각이다.

조이뉴스24 울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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