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채병용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SK를 구했다. 선발 밴와트가 부상으로 갑자기 물러난 마운드를 빈틈없이 메웠다.
SK와 넥센의 시즌 5차전이 열린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여유 있게 경기를 지켜보던 채병용이 1회 종료 후 갑자기 몸을 풀어야 했다. 선발 등판했던 밴와트가 1회초 2사 2루에서 박병호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1회말 SK의 공격이 진행되는 사이, 채병용은 급하게 어깨를 달궜다.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등판. 그러나 채병용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2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7회까지 6이닝 동안 마운드를 완벽하게 책임졌다. 안타와 볼넷 없이 삼진을 6개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이었다.
2회초 선두타자 유한준부터 7회초 마지막 타자 박병호까지, 18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최고 141㎞의 직구와 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며 넥센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도 섞었다. 6이닝 동안 던진 공은 총 65개. 이보다 효과적일 수 없는 피칭이었다.
SK는 10안타를 때린 타선의 활약을 더해 10-0으로 이겼다. 박진만과 이재원, 나주환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그래도 이날 SK 승리의 일등 공신은 채병용이었다.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갑자기 물러난 상황에서 구원 투입된 채병용이 흔들렸다면, 넥센 타선의 폭발력을 감당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지난해 선발로 활약하면서 27경기에서 8승 12패 평균자책점 6.37을 기록했던 채병용은 올해 중간계투로 나서 5경기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순항 중이다. 9일 문학 kt전에서 3이닝을 소화했을 뿐, 모두 1이닝을 넘지 않았는데 이날은 선발과 다름없는 6이닝이나 소화했다.
채병용은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뒤 생각이 단순해져 마음이 편해졌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밝혔다.
여유를 찾은 채병용은 이날 6이닝도 무리 없이 소화하고 밴와트의 빈자리를 지웠다. 경기 후 채병용은 "투수가 던지다 보면 잘 던지는 날도, 아닌 날도 있다. 퍼펙트를 의식하기보다 한 타자, 한 타자에 집중해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제구에 집중해 볼넷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은 "채병용이 베스트 피칭을 했다"면서 기뻐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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