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가뭄의 단비처럼 '빅뱅' 이병규(32)의 홈런이 터졌다. 학수고대하던 4번타자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이병규는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5로 앞서던 7회말 문경찬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 LG는 10-5로 승리하며 KIA전 3연패에서 벗어낫다.
이병규의 홈런이 가뭄의 단비같았던 이유는 이전까지 LG 타선이 꽉 막혀 있었기 때문. 만루 찬스에서 수 차례 범타로 물러나는 등 이날 LG는 총 11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이병규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답답함 속에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LG 타선의 집중력 부족은 올 시즌 계속되고 있다. 각종 기록을 통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병살타(17개)와 주루사(11개)가 1위, 홈런(8개)과 득점권 타율(2할)은 9위다. 공격 흐름이 자주 끊기는 반면 단숨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홈런은 잘 터지지 않는다.
만루시 타율은 아직까지 '0'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LG는 21번의 만루 기회에서 사사구 4개(밀어내기), 희생 플라이 1개로 득점을 올렸을 뿐 안타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만루시 16타수 무안타. 반면 삼진을 5번 당했고, 병살타도 한 차례 나왔다. 만루에서 유독 답답한 공격이다.
이같은 나쁜 기록의 책임에서 이병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목 통증으로 개막 2연전을 결장한 이후 컨디션이 계속해서 좋지 않았던 이병규다. 마수걸이 홈런이 나온 16일 KIA전 이전까지 이병규는 타율 1할6푼7리(36타수 6안타) 무홈런 2타점의 성적에 그쳤다. 4번타자가 침묵하니 타선 전체가 힘을 잃었다.
그러나 이병규는 기다림에 보답하며 팀 승리를 이끄는 한 방을 터뜨렸다. 경기 후 이병규는 "목 부상 이후 타격 밸런스가 안 맞았다"며 "4번타자로서 부진해 힘들었는데, 앞으로 찬스 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규 스스로도 '찬스'를 언급하며 팀 타선 부진에 대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이병규의 첫 홈런은 스스로는 물론 LG 타선이 부진에서 탈출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팀 타선에 있어 4번타자가 중심을 잡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병규는 지난해 역시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커리어 하이(타율 3할6리 16홈런 87타점) 시즌을 보냈다.
각종 기록에서 나타나듯 LG 타선의 시즌 출발은 좋지 않다. 하지만 16일 현재 LG는 7승8패를 기록, 최소한의 목표였던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부상병들이 복귀하는 5월부터 치고나가기 위해서는 타선의 회복이 필수다. 4번타자 이병규의 홈런을 계기로 LG 타선이 살아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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