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번에는 (타자들이) 잘 치겠죠."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두산의 이날 선발투수는 유네스키 마야. 그는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으며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세웠다.
마야와 두산 입장에선 기쁜 일이었지만, 반대로 기록의 제물이 된 넥센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수모였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넥센 선발은 에이스 앤드류 밴헤켄이 나와 마야와 맞대결을 벌였다. 9일 경기의 재판이 장소만 잠실에서 목동으로 달라져 다시 열린 것이다.
넥센 좌익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고종욱은 당시 노히트 경기 현장엔 없었지만 팀이 당한 수모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고종욱은 "당시 퓨처스(2군)에 있을 때인데 저녁 운동을 마친 뒤 TV중계를 통해 두산전을 지켜봤다"며 "(노히트 노런을) 믿을 수 없었다. 1군에 온 뒤 이번 경기 준비를 위해 9일 경기에서 마야가 던지는 걸 다시 한 번 자세히 봤다"고 얘기했다.
넥센 타자들은 '두 번 당할 수 없다'는 듯 1회부터 마야가 던지는 공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고종욱은 빠른 발을 앞세워 2루수쪽 내야안타로 팀의 첫안타를 만들었다. 1아웃이 된 뒤 3번타자 김민성이 안타를 쳤고, 박병호의 삼진 후 5번타자 유한준이 2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유한준은 마야가 던진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시즌 6호)을 쏘아 올렸다.
넥센은 3-0으로 앞서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넥센 타선은 2회말에도 신나게 마야를 두들겨 대량득점을 했다. 특히 노히트노런 경기 당시 9회 넥센의 마지막 타자가 됐던 유한준이 마야를 상대로 제대로 앙갚음했다.
선제 스리런을 터뜨렸던 유한준은 2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다시 한 번 큰 타구를 날렸다. 유한준은 8구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이번에는 만루홈런(시즌 7호)을 작렬시켰다. 시즌 7호이자 통산 767번째, 그리고 개인 2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달궈진 넥센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후속타자 박헌도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타석에 나온 윤석민이 다시 투런포(시즌 3호)를 쳤다.
넥센은 2회에만 대거 8점을 더 올리며 11-0으로 달아났고 유한준의 홈런 두 방을 포함해 7안타를 몰아쳤다. 마야의 초반 투구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노히트노런 당시 2회까지 26구를 던졌으나 이번에는 2이닝 동안 무려 67개의 공을 던지며 진땀을 흘렸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