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염기훈과 정대세를 완벽하게 봉쇄한 것이 승리 요인이다."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 클래식 9라운드를 앞두고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염기훈의 움직임과 킥 방향 등을 따로 편집한 동영상을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상대팀 득점 루트가 되는 선수의 궤적만 잘 따라잡으면 실점을 막고 충분히 승리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최 감독의 전략은 통했다. 전북은 수원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승점 22점으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경기가 없었던 2위 울산 현대(14점)와는 8점 차이가 됐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홈 경기의 이점이 있었다. 선수들의 정신 자세나 자신감 등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동안 염기훈과 정대세가 좋았는데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막판 코너킥 몇 번 허용한 것 외에는 거의 완벽하게 막았다. 두 명을 완벽하게 봉쇄한 것이 승리 요인이다"라고 분석했다.
수원에 2연승을 거둔 최 감독은 "지난해에도 수원이 11경기 무패를 이어갈 당시 김남일의 득점으로 이긴 경기가 있다. 고비가 되는 경기는 분위기나 정신력에 의해 승부가 갈리는데 선수들을 믿는다. 홈 경기에서 어떤 팀도 이긴다는 자신감이 승인이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전북 승리의 원동력 중 하나는 욕심을 버린 선수들 덕분이다. 후반 24분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골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전북의 프리킥 아이콘은 에닝요다. 욕심 넘치는 에닝요가 충분히 키커로 나설 법했다.
최 감독은 "코너킥도 그렇고 (감각이) 좋은 선수들이 알아서 차라고 했다. 에닝요가 욕심이 많은데 양보해서 레오나르도의 골이 됐다. 다른 때 같으면 레오가 못 찰 분위기일텐데 오늘은 에닝요가 양보를 했다"라며 웃었다.
양 팀은 상황에 따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예선리그 최종전에서 수원이 베이징 궈안(중국)을 이기고 전북이 산둥 루넝(중국)에 비기기만 하면 두 팀의 만남이 성사된다.
최 감독은 "심리적으로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은 단판 승부다. 우리가 산둥하고 결정을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16강에 올라가겠다. 홈, 원정 180분 승부다. 리그와는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라며 일단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결정하고 그 다음을 생각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패한 서정원 수원 감독은 "수비에서 부상자가 나오고 문제점이 발생했다. 오범석과 민상기가 합류하면 해소가 될 것 같다. 일단 점검을 해봐야 한다"라고 수비진이 흐트러진 것을 아쉬워했다.
후반 22분 최보경과 부딪혀 쓰러진 중앙 미드필더 김은선의 부재도 컸다. 서 감독은 "김은선이 에두와 이동국 사이에서 잘 버텨줬는데 (부상 이후) 문제가 생겼다. 그런 부분이 좋지 않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복기했다.
전북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를 했는데 전북이 떨어질 수도 있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 다시 전북을 만나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복수를 다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