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화기자] 배우 고경표가 생애 첫 칸영화제를 찾아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영화 '차이나타운'이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에 초청돼 사비를 털어 영화제를 방문하는 열정을 보였다. 16일 오전 칸영화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파빌리온 부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고경표는 영화제를 방문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칸영화제를 방문했다는 고경표는 여행짐을 잃어버려 당황하는가 하면 말이 통하지 않아 말수가 스스로 줄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했다는 고경표는 젊은 청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술을 많이 마시고 싶다"라며 영화제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악역 '치도'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 고경표는 "코믹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차근차근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겠다고 목표를 전했다.
이하 일문일답
-칸에 꼭 오고 싶었던 이유는?
"첫 유럽여행인데, 느낌은 멘붕의 연속이다. 한국분들을 만나 기분이 좋다. 말이 참 많은데, 말을 할 수 있어 좋다."
-'차이나타운'이 칸에 소개되는 느낌은?
"한국적인 정서의 내 연기를 이 분들이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칸에서의 평가에 대한 기대는? "평가를 해줘도 알아들을 수 없다(웃음)."
-칸영화제에 대한 생각은 ?
"평생에 한번 와볼 수 있을까 하는? 굉장히 권위적이고 격식있는 영화제 같다. 전 권위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구두 신고 바다에 오기도 처음이다."
-칸에서의 일정은?
"많은 것을 하고 싶지만, 언어의 벽이 크더라. 혼자 많이 걸으며 혼자만의 생각을 갖고 싶다.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가 더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
-만나고 싶은 스타는 ?
"나탈리 포트만이 왔다고 하더라.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다섯손가락에 꼽는 배우가 '레옹'인데 열두살에 그런 연기를 한 것이 놀랍다. 지나가다가라도 한번 보고 싶다. 최연소 심사위원 자비에 돌란도 보고 싶다."
-'차이나타운'에 출연하며 원했던 것이 있나?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코믹한 이미지가 지워졌으면 했다. 가끔 내 이미지가 떠올라 몰입이 안됐다고 하는데, 가끔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받았으면 하는 평가가 있나?
"연기하면서 어처구니 없어서 웃는 장면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어이없어 웃는 장면이 한국적인 정서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김혜수와 맞대결 할때 동등한 에너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감히 부딪힐 수 없는 캐릭터였다. 예쁨받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떼를 쓰는 그런 아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발산하는 캐릭터인데, 그것을 혜수선배가 닫아 주었다. 굉장히 큰 사람처럼 무게감이 컸다."
-김고은과 김혜수와의 연기 호흡 차이점은?
"엄마는 굉장히 큰 존재라 그것이 잘 전달된 것 같고, 고은이도 함께 하며 디테일한 연기를 굉장히 잘 하는 배우라는 것을 느꼈다."
-최근 변신을 시도한 작품들이 스릴러 위주인데?
"특별히 스릴러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더 많은 장르에서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왕 코미디 이미지가 있는 거, 끝까지 가는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스티브 카렐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참고한 악역 캐릭터가 있나?
"감독님이 '대부'의 첫째 아들을 참고하라는 말을 하셨는데, 저는 좀 연민이 생겼으면 했다."
-실제로 인정 욕구가 있나?
"그렇다. 하루에 몇번씩 인터넷에 내 이름을 검색하고 찾아본다."
-가장 충격적인 악플은?
"'꼭 고경표를 캐스팅해야 했나? 존망'. 하지만 악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기분 좋은 댓글을 보며 힘을 얻는다."
-가장 인상적인 댓글은?
"트위터에 김숙씨가 쓴 '차이나타운'의 고경표라는 배우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칸영화제에 온 느낌은?
"영어나 불어나 알아들을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가방을 잃어버려서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알아듣지를 못하니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돌아가면 영어공부를 좀 해봐야겠다."
-함께 한 젊은 배우들 중 배울 만한 점을 없었나?
"엄태구는 학교 선배인데 굉장히 존경받는 선배였다. 태구선배와 함께 한 작품에 만나 출연하게 된 것도 너무 영광이다. 조현철은 연기와 연출적으로 굉장히 재능이 많다. 두 분 다 고칠 점은 말을 좀 많이 해야 한다."
-칸에서의 계획이 있나?
술을 굉장히 좋아해서 술을 많이 마시고 싶다. 6월부터 금주를 할 계획이다. 살이 너무 쪄서 금주를 결심했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같나?
"일단 '차이나타운'은 잘 넘어간 것 같다. 이 연기를 하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다. 어릴때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난 안되나보다'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두려웠다. 부담감이 컸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죽어서 넘어질 때. 영화 전체적으로는 가족 사진을 찍는 씬이다."막연하게 이 직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처럼 보여지지 않나. 그래서 연기를 해봤는데 잘 맞더라. 어릴때부터 TV를 굉장히 많이 봤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조이뉴스24 칸(프랑스)=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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