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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회 칸영화제]'마돈나' 김영민 "생애 첫 칸, 로망 이뤘다"(인터뷰)


영화 '마돈나'로 칸영화제 방문

[정명화기자] 칸영화제가 후반부로 접어드는 20일 자정(현지시간)을 넘긴 시간 찾은 김영민은 피곤한 여정에도 들뜨고 설레여보인다. 긴 연기 인생에도 불구하고 해외영화제 방문은 처음이라는 그는 영화 '마돈나'를 들고 칸영화제를 방문했다. 무수한 출연작의 화려한 면면에도 영화제와 인연이 없었던 김영민은 '김기덕의 페로소나'가 아닌 유일한 칸 2회 진출 여성감독 신수원의 남자로 칸을 찾았다.

칸이라는 화려한 축제를 즐길 준비가 충분해 보이는 김영민은 신수원 감독, 서영희, 권소현과 함께 '마돈나'팀의 청일점으로 20일 레드카펫을 밟는다. 영화 '수취인불명',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일대일' 등 해외 영화제에서 빛나는 성취를 올린 작품들에 출연했음에도 해외영화제 방문은 처음이라는 그는 "칸이라는 이름만으로 많이 설렌다"며 "막연히 그려왔던 꿈 중 하나를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마돈나'는 성녀와 창녀, 두 가지 중의적 상징을 담은 제목의 영화다.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은 경쟁 부문(Competition)과 함께 칸국제영화제에서 트로피를 시상하는 유일한 부문으로 올해 '마돈나'와 '무뢰한'이 초청됐다.

영화는 '마돈나'로 불리는 여자 '미나'(권소현 분)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그녀의 과거를 추적해나가던 중 밝혀지는 비밀을 그린다. 한 병원에서 간호 조무사로 일하는 '해림'(서영희 분)과 '미나'를 통해 여성의 모성과 여성성을 담은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 김영민은 전신마비 환자인 아버지를 극진히 간호하는 아들 '상우' 역을 맡았다. 겉으로는 효성 깊은 아들이지만 실은 유산을 노리고 아버지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악역이다. 병원 소유자인 부유한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살지만, 사망 후 사회 환원을 약속하는 아버지의 유서장을 바꾸기 위해 '미나'의 심장을 노린다.

김영민은 "극중 모든 캐릭터를 괴롭히는 악당이다. 해림과 미나로 상징되는 여성성, 그리고 그 관계와 비밀을 드러내게 하는 촉매제같은 역할이기도 하다. 악역이기는 하지만 그의 행동이 한편으로는 이해되는 그런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신수원 감독이 건넨 시나리오를 받고 슬프고 아픈 감정이 밀려왔다는 김영민은 인간으로서 느끼는 연민과 배우로서 연기해야 할 캐릭터 사이의 간극이 컸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간으로 느낀 슬픔을 떨쳐내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전했다. 김영민의 주연한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을 보고 김영민을 캐스팅했다는 신수원 감독은 "정말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을 가진 배우를 찾다 김영민을 캐스팅했다"고 칭찬했다.

김영민이 연기한 '상우'는 돈을 위해 남의 생명까지 이용하려는 나쁜 남자지만, 결국 어머니에 대한 결핍으로 비틀린 인물. 신수원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여성적인 시각으로 악역 역시 미워할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있다.

김영민은 칸영화제 폐막까지 머물며 영화제를 만끽할 계획이다. 공연 중인 연극 'M 버터플라이'의 일정도 넉넉히 조율하고 온 상태다. 여성관객이 90%을 이룬다는 연극은 배우들의 호연과 완성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3D 중국영화 출연작의 개봉과 '협녀'의 개봉 역시 김영민이 기다리고 있는 소식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내외신 기자회견을 비롯해 '마돈나' 공식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인 김영민은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코엔 형제를 만나보고 싶다"며 "칸까지 왔으니 마음껏 즐기고 다양한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많이 배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전세계 최초 공개된 영화 '마돈나'는 올 상반기 내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칸(프랑스)=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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