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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역발상' 오지환, 긴 슬럼프 탈출 시동


타율 2할2푼대 추락 "누굴 탓하랴, 이게 내 실력"…롯데전 4안타 폭발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오지환(25)이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지독한 고민과 발상의 전환이 있다.

오지환은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톱타자로 복귀, 4타수 4안타(2루타 3개) 1타점 3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오지환이 공격의 물꼬를 터주면서 LG는 타선이 전체적으로 폭발, 20-12로 승리할 수 있었다.

최근 오지환의 타격감은 최악이었다. 20일 넥센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올 시즌 최저치인 2할2푼9리까지 하락한 것. 4월 중순까지 3할 중반대의 타율을 유지하던 것에서 급격한 내리막이었다.

오지환의 계속된 부진에 양상문 LG 감독은 고심 끝에 그의 타순을 톱타자에서 9번타자로 조정했다. 하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타율은 점점 떨어졌고, 팀 성적도 타선의 집단 부진과 함께 하락했다.

마음고생도 심했던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초반에 (타격이) 잘 되고 있어 계속 잘 될 줄만 알았다. 어느 해보다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더 아쉬웠다"며 "나 스스로 기복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 기복이 없을 줄 알았다. 누굴 탓하겠나. 이게 내 실력이다"라고 겸허히 자신을 받아들였다.

컨디션이 바닥을 찍으며 오지환은 생각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타율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한 것. 선배 정성훈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오지환은 "정성훈 선배님이 반대로 어디까지 떨어지나 한 번 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처음부터 3할을 생각하지 말고 2할5푼을 목표로 하라는 말씀도 있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그 다음은 2할6푼, 2할7푼에 도달할 것이란 말이었다. 그래서 이제 마음을 비웠다"고 전했다.

자신의 역할에 있어서 우선순위도 생각하게 됐다. 타격보다는 수비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오지환은 "내 중요한 역할은 수비라고 생각한다. 수비가 튼튼해야 팀도 반등할 수 있다"며 "다행히 수비는 좋아졌다. 실책을 한 자릿수로 끊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전했다.

실제 오지환은 예년에 비해 실책 수가 많이 줄었다. 2012년 25개, 2013년과 지난해에는 20개의 실책을 범한 오지환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44경기를 치르며 실책이 4개 뿐이다. 지금 추세대로 단순 계산하면 올 시즌은 13개의 실책을 기록하게 된다. 좀 더 분발한다면 목표인 한 자릿수 실책도 가능하다.

수비에 중점을 둔다고 해서 타격을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스프링 트레이닝을 통해 타격폼에 변화를 줬던 오지환은 여전히 타격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오지환은 "타격이 부진하면서 야구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됐다"며 "그건 오히려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롯데전 4안타를 폭발시킨 오지환은 시즌 타율을 2할5푼까지 끌어올렸다. 일단 1차 목표에는 도달했다. 앞으로 이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열한 고민으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낸 오지환이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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