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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이 저래서야"…김태형 질책에 김현수 '화끈 화답'


17일만의 투런포 작렬…종횡무진 활약, kt전 7연승 이끌다

[김형태기자] "중심타선이 도대체 치질 못한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31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타선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찬스에서 해결해줘야 할 선수들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전날 오랜만에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7-4로 승리했지만 여전히 멀었다는 투였다. 그는 "오히려 하위 타선의 타자들이 더 잘 한다"며 승리의 공을 하위타순에 돌렸다.

중심타선의 타자들 가운데 기대에 못미쳤던 선수를 꼽으라면 김현수를 빼놓을 수 없다. 30일까지 시즌 44경기서 타율 3할1푼7리 6홈런 30타점을 기록한 그는 이달 들어 좀처럼 힘있는 타구를 날리지 못했다. 월간타율 3할9리를 기록했지만 5월 25안타 가운데 장타가 7개(2루타 5개, 홈런 2개) 뿐이었다. 특히 26일 마산 NC전부터 5경기 동안 쳐낸 5안타(20타수) 모두가 힘없는 단타였다.

김 감독의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9일 수원 kt전에 앞서서는 타격 훈련을 마친 김현수를 옆에 두고 "4번타자가 찬스에서 치질 못하니 게임이 되겠느냐"며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민망해진 김현수가 딴청을 피우며 도망가려 하자 김 감독은 "김현수, 왜 못들은 척 해"라며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

침묵하던 김현수의 장타력은 31일 마침내 폭발했다. 이날도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한 김현수는 3회 무사 1루서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3-3 동점이던 5회초 1사1루서 상대 선발 어윈을 두들겨 우중간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작렬했다. 시즌 7호째이자 올 시즌 15번째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지난 14일 문학 SK전 이후 17일만의 짜릿한 손 맛이기도 했다.

감을 찾은 김현수는 6-5로 두산이 달아난 6회초 2사 2루에서도 좌중간 적시타로 정진호를 불러들이며 팀의 쐐기 타점까지 올렸다. 오랜만에 '4번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준 김현수의 맹타에 힘입은 두산은 kt를 10-6으로 또 다시 꺾고 올 시즌 kt와의 상대전적 7연승을 이어갔다.

이틀 전 김 감독의 질책에 자극받은 듯 잠자고 있던 김현수의 타격본능이 번쩍 살아난 경기였다.

김현수는 경기 뒤 "4번타자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최근 타격페이스가 떨어졌고 특히 득점권에서 못치다 보니까 소극적이 됐다. 자신감독 떨어진 상황이었는데, 오늘 결과가 좋아서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연패기간 중요한 순간 중심타자로서 초반 분위기 잡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늘은 이 부분을 생각하며 집중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의 홈런에 대해서는 "초반 어윈 직구 타이밍을 잘 못잡았다. 체인지업이 마침 들어와서 낮은 볼에 땅볼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잘 맞아서 넘어간 듯하다"고 설명했다.

요즘 1루수로 나서고 있는 그는 "1루 수비는 프로 입단 1루수여서 큰 문제는 없다. 지금 상황에선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수비하면서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수원=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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