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꼽고 있는 올 시즌 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선발진 셋업'이다. 염 감독은 시즌 초반이던 지난 4월부터 50경기 이상을 소화한 6월초까지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염 감독은 "같은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으니 능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라면서도 "그래도 한 가지는 풀렸다"고 했다. 바로 중간계투진에서 확실한 자원 하나를 건진 것이다.
주인공은 프로 5년차 투수 김대우다. 염 감독은 지난 5월초 언더핸드 김대우에게 '투구시 팔 각도를 좀 더 올리라'는 주문을 했다.
김대우는 "투구폼을 다 바꾸는 건 아니다"라며 "처음에 그런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당황하긴 했다"고 웃었다. 보통 투구폼 수정에 관한 얘기는 스프링캠프 또는 마무리캠프에서 듣는 게 보통이다.
김대우 입장에선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난 뒤에 투구폼 수정과 관련한 말을 들었기 때문에 당황할 수도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주문한 부분은 투구폼에 크게 변화를 주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경기 상황이나 타자와 승부에서 타이밍에 맞게 변화를 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좋은 본보기가 있다. 임창용(삼성 라이온즈)과 심수창(롯데 자이언츠)이다. 두 투수는 상황에 따라 투구폼을 바꾼다. 임창용의 경우 사이드암이지만 가끔 스리쿼터나 오버핸드에 가까운 동작으로 타자에게 공을 던진다. 심수창의 경우는 임창용과 반대로, 오버핸드에서 스리쿼터나 사이드암으로 투구폼에 변화를 주고 있다.
김대우는 언더핸드인데 팔 각도를 올리면 투구동작이 사이드암에 가까워진다. 그는 "임창용, 심수창 선배의 투구를 좀 더 연구해봐야겠다"고 했다.
염 감독이 김대우에게 마운드의 허리 역할을 맡긴 데는 이유가 있다. 조상우, 김영민 그리고 마무리 손승락으로만 '필승조'를 꾸릴 수 없기 때문이다. 베테랑 마정길이 있긴 하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염 감독은 "지난 5월 (김)대우가 등판한 5경기를 통해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김대우는 시즌 개막에 앞서 넥센의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런데 시즌 첫 선발 등판이던 지난 4월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혼쭐이 났다. 1.2이닝 동안 7피안타 6실점을 기록하고 일찍 물러났고 패전투수가 됐다.
김대우는 "아직까지는 선발보다는 중간에 나오는 게 더 낫다"며 "보직이 확실히 결정이 돼 마음은 한결 편하고 책임감도 더 생긴다. 감독님이 나를 믿기 때문에 자리를 맡긴 부분이 아닌가"라고 중간계투 역할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대우는 팀이 앞서고 있거나 박빙 상황에만 마운드에 오르는 건 아니다.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될 경우 롱 릴리프 역할도 맡아야 한다.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이 그랬다. 김대우는 선발 문성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1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대우의 강점으로는 언더핸드 투수지만 좌, 우타자를 상대로 편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 꼽힌다. 그와 같은 유형의 투수들은 보통 좌타자를 상대하기가 버거운 경우가 많다. 김대우는 그렇지 않다.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6푼3리다. 우타자 피안타율 2할3푼4리와 견줘 큰 차이가 없다.
그는 "아직까지는 좌, 우타자라고 해서 따로 신경을 더 쓰는 건 없다"고 했다. 김대우는 "경기에 더 자주 나가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지난주 넥센 투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3경기에 나와 7.2이닝을 소화했다. 2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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