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은 왜 현대미술과 손 잡았나(종합)

[이미영기자]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이번엔 미술가들과 손을 잡았다.

지드래곤은 8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미술 전시회 '피스마이너스원:무대를 넘어서(PEACEMINUSONE: Beyond the Stage)'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술가들과 콜라보를 하게 된 계기와 소감 등을 밝혔다.

지드래곤은 "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한다고 했을 때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하고 의아해했을 것 같다.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자 대중 가수다.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서로 가지지 못한 것들을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개인적으로 그러한 경험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것을 토대로 현대미술을 넓게 보는 시각에서 미술가들과 협업하며 대중문화와 미술을 넘나드는 전시를 하고 싶었다"고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 소감을 전했다.

전시회에 참여할 작가들과 교감하며 협업 해왔다고 밝힌 지드래곤은 평소 미술에 대한 관심도 컸다고 털어놨다.

지드래곤은 "상대적으로 대중들에 비해 미술을 접할 기회 많았다. 대중 가수는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연출 등에 신경 쓰며 공부 아닌 공부를 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미술 작품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 미술을 잘 모르지만 저는 미적인 것에 대한 환상이 크다. 옷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예쁜 것에 대한 관심이 크다. 작가들과 즐겁게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음악의 경계를 넘어 패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지드래곤의 문화적 비전을 현대미술의 언어로 풀어내 장르적 경계를 가로지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심리적으로 높았던 현대 미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친숙한 주제와 소재로 전 연령층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한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 관장은 "이번 GD전은 지드래곤을 미술관 아이템으로 수용하면서 현대 미술의 저변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미술관이 미술인의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라고 밝혔다.

지드래곤 역시 자신을 매개체로 현대미술의 저변 확대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저를 통해 많은 훌륭한 작가들도 소개가 되고, 미술이 아직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저를 보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특히 국내외 작가들과 작업을 하면서 잘 모르는 점들도 공부를 하게 됐고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저는 다만 작은 매개체 역할로 서있는 것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 "저를 통해 오실 수도 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오셔서 작가님 이름 하나 작품 하나 알게 되면 많은 공부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의 인생에서 (현대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작은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오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지드래곤과 작가들의 예술적 교감을 통해 탄생한 설치, 조각, 사진, 페인팅 작품과 지드래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까지 총2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는 서울을 거쳐 중국 상해, 싱가포르 등 해외 투어를 통해 현지 관객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