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역대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강수일(27, 제주 유나이티드)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제주의 공격을 이끄는 혼혈 선수라는 화제성은 물론 공격수 부재에 고민하는 A대표팀에 단비가 될 수 있을 지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다.
강수일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프로 데뷔했다. 2군을 오가면서 재능을 뽐냈지만 꾸준함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겼지만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로 임대된 뒤 명공격수 출신 황선홍 감독의 지도를 받은 강수일은 탄력 넘치는 움직임을 이용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6골 3도움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포항에서 성장한 강수일을 제주가 그냥 두고 볼 리 없었다. 임대 복귀 후 조성환 감독 체제의 제주에서 공격 선봉 역할을 부여받았다. 지난 시즌 포항에서의 활약은 지난해 12월 A대표팀의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 합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호주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는 이정협(상주 상무)이 승선했지만, 강수일도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였다.
올 시즌 K리그 개막 후 강수일은 14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다. 역대 시즌 중 가장 좋은 흐름이다. 결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강수일을 대표팀에 발탁해 6월 A매치 원정 2연전에 동행시켰다.
중앙 공격수 강수일은 측면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이정협과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밖에 없는 현 대표팀 중앙 공격수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이동국(전북 현대), 김신욱(울산 현대), 박주영(FC서울) 등 기존 대표급 자원들이 모두 뽑히지 않은 상황에서 새 얼굴 발굴 능력이 있는 슈틸리케 감독의 회심의 카드라 할 수 있다.
강수일의 활용도에 따라 대표팀 공격진의 변화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측면의 경우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 기존 윙어들이 모두 선발됐고 교체 요원도 풍부하다. 결국 강수일은 중앙 공격수로 활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강수일은 2선 공격수로도 충분히 뛸 수 있다. 뛰어난 탄력에 드리블 능력까지 갖춘 강수일을 잘 활용하면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하다. 슈틸리케 감독의 공격 옵션을 다양하게 해주는 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플레이의 기복이 줄었다는 점도 눈겨여봐야 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강수일의 플레이는 더욱 성숙해졌다. A대표팀 발탁으로 이런 점을 어느 정도는 인정받았다. 이제 남은 것은 강수일이 국가대표라는 중압감을 벗어던지고 소속팀에서 하던 대로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공격수의 조건 중 하나인 수비가담 능력도 있다. 게으른 공격수에서 이타적인 공격수로 탈바꿈하면서 팀플레이를 할 줄 알게 됐다. 다문화 가정 출신 선수의 희망으로 떠오른 강수일이 자신의 능력만 보여준다면 향후 대표팀에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